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사내 UAM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항공 교통 관리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기와 항공기 부품을 직접 제조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TF팀까지 꾸려 본격적으로 UAM 시장 진출을 선언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향후 차세대 이동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놓고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이면 도심 내 비행 택시 사업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40년 UAM 시장 규모 추정치는 1조5000억 달러(약 1680조원)에 달한다. 우주산업 시장의 2040년 추정치 1조1000억 달러(약 1230조원)보다 UAM 시장의 성장성이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도 UAM 시장이 미래 모빌리티 경쟁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국토교통부가 출범한 민관협의체 UAM 팀 코리아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서는 본격적인 채비를 갖춰 이미 도전장을 낸 현대차·한화와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구축된 승객·화물 운송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무인기와 항공기 제조 노하우를 결합한다면 경쟁사보다 수월하게 UAM 전용 시스템 등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 여객·운송을 장악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미래의 성장동력을 고려한다면 UAM 시장만큼 매력적인 분야도 없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UAM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도 그만큼 앞으로의 시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존의 항공 운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서는 UAM 요소를 결합한다면 확장성이 무궁무진할 전망이다. 게다가 UAM은 항공 산업과 생태계가 유사하게 구성될 것으로 예측돼 대한항공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다.
현대차가 UAM 시장을 토대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KT와 손을 잡았다. 한화는 SK텔레콤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대한항공도 하루 빨리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게 과제로 꼽힌다.
다만 대한항공의 당면 과제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다. 2024년까지 통합 항공사를 출범해 세계 7위 국적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당장 UAM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남매의 난’을 마무리 지으며 경영권을 사수한 조 회장이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