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이 또 한 번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기대득점(xG)'과 '공격 완성도(시퀀스·Sequence)'를 측정해 팬들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축구연맹은 기존의 1차적·직접적 데이터인 부가데이터를 넘어서는 고차원의 가공데이터를 생산했다. 2차적·간접적 데이터인 기대득점과 공격 완성도를 통해 '결과' 위주의 분석이 아닌 '과정'에 집중했다. '활발하게 득점 찬스를 만든 선수'와 '공격작업의 완성도가 높은 팀'을 조명하는 방식이다.
골이라는 결과보다 매력적인 축구의 과정을 어필하는 것이다. 선수와 팀의 경기력을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해 팬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K리그를 즐길 수 있는 콘텐트를 선물했다.
기대득점은 '슈팅 찬스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로 슈팅 한 개의 기대득점 값은 0에서 1사이다. 기대득점 값이 1에 가까울수록 해당 슈팅이 득점에 근접한 상황을 의미한다. 일정 기간 또는 일정 경기에서 기록한 기대득점 합계가 높은 선수일수록 득점이 기대되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낸 선수로 보면 된다.
반대로 기대득점 총합은 낮지만 실제 득점을 많이 터뜨린 선수는 어려운 장면에서도 골을 만들어낼 줄 아는, 즉 결정력이 좋은 선수로 평가할 수 있다. 기대득점 값을 바탕으로 특정 선수가 질 좋은 슈팅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득점 기회를 얼마나 창출했는지 등 '공격 효율성이 높은 선수' 조명이 가능해졌다.
기대득점은 10만회 이상의 슈팅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개별 슈팅 찬스들의 기대득점값을 산출한다. 슈팅의 위치, 슈팅 지점의 좌표, 골문과의 거리와 각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다.
4월에 열린 K리그1(1부리그) 6경기에서 5골을 터뜨린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의 기대득점 합계는 2.68로 K리그1 1위를 차지했다. 주민규의 골 결정력이나 찬스에서의 슈팅 완성도가 높았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이어 바코(울산 현대·2.35), 펠리페(광주 FC·2.03), 일류첸코(전북 현대·1.91), 김인성(울산·1.76)이 톱 5를 구성했다.
시퀀스는 볼 소유가 한 번 시작된 지점에서 볼 소유가 끝난 지점까지의 과정을 뜻한다. 슈팅 시퀀스는 시작된 볼 소유가 슈팅으로 끝난 경우를 말한다. 즉 전체 시퀀스 대비 슈팅 시퀀스의 비율을 측정하는 것이다. 상대 팀에게 볼을 빼앗기거나 소유권을 잃지 않은 상태로 슈팅까지 연결할 경우 공격 전개의 완성도가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좋은 연결과정을 창출한 팀을 조명할 수 있다.
4월 K리그1 6경기에서 슈팅 스퀀스 비율이 가장 높았던 팀은 10%를 기록한 광주다. 전체 시퀀스 1009개 중 슈팅 시퀀스가 101개로 나왔다. 광주가 볼을 소유했을 때 10번에 1번은 슈팅으로 연결했다는 의미다. 이어 울산(8.55%), 제주(7.41%), 강원 FC(7.34%), 대구 FC(7.07%) 순으로 집계됐다.
4월 경기가 첫 공개됐고, 축구연맹은 매달 선수별 기대득점, 팀별 시퀀스 분석을 팬들에게 내놓을 계획이다. 또 최다 기대득점 기록 선수 혹은 최고 슈팅 시퀀스 비율 팀에 초점을 맞춘 하이라이트 영상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