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채은성(31)은 4월 21일 서울 잠실 KIA전에서 왼 새끼손가락을 다쳐 이탈했다. 그리고 5월 2일 1군에 복귀했다. 그는 지난 5일 두산전부터 9일 한화와의 더블헤더(DH) 2차전까지 5경기에서 타율 0.333,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채은성은 부상을 입기 전 13경기에서 단 1타점만 기록했다. 복귀 후에는 구단 역사상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2018년 119개) 보유자의 위용이 되살아났다. 이 기간 그는 3경기 연속 홈런과 결승타 3개로 LG의 반등을 이끌었다.
공교롭게 지난해에도 2군에 다녀온 뒤 맹타를 휘둘렀다. 극심한 부진 속에 2군행을 자처했던 그는 복귀전인 7월 28일 문학 SK(현 SSG)전에서 8타점(7타수 3안타)을 쓸어 담는 등 이후 10경기에서 타율 0.457, 3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채은성을 5월 첫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지난해에도 그는 부상 복귀 직후인 7월 마지막 주 MVP를 수상한 바 있다.
채은성은 13일 광주 KIA전에서도 결승타와 쐐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부상 복귀 이후 출전한 이달 9경기에서 4홈런, 15타점을 쓸어 담았다.
타격감이 올라온 채은성은 최근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를 대신해 4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그는 "외야 경쟁이 치열해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뛴다. 절대 안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타격감이 뜨거웠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 단계다. 시즌 초반보단 확실히 타격감이 올라왔다."
-지난해에도 2군을 다녀온 뒤 무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지난해 7월 중순까지 53경기에서 타율 0.259, 5홈런, 29타점을 기록한 그는 1군 복귀 후 56경기에서 타율 0.324, 10홈런, 59타점을 올렸다.)
"요즘 날 보면 다들 '이천(LG 2군 홈구장) 챔피언스파크에 다녀오면 잘한다'며 놀린다. 어떤 선수들은 내게 '아침에 이천에 가서 훈련하고 오라'고 그러더라. 의도한 건 전혀 아니다. 2군에 다녀온 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 나도 신기하다."
-가장 중요시 하는 타점이 늘어났다.
"그렇다. 타점 욕심이 가장 크다. 그런데 최근에 타점이 많아전 건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득점권에 많이 출루해 있어서다. 똑같은 안타라도 선수들이 누상에 있으면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많아지지 않는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복귀 후 타격폼에 변화를 준 부분이 있나.
"손가락을 다치기 전부터 타격감이 점차 올라오는 단계였다. 한 시즌을 뛰다 보면 한 가지 타격폼으로 끌고 가긴 어렵다. 큰 틀은 유지하되 준비 동작이나 손의 위치 등 세부적인 것을 조금씩 수정한다."
-시즌 초반 LG 타선이 부진했다. 중심타자로서 마음고생이 컸을 텐데. "타격은 업다운이 있기 마련이다. 다만 다 같이 안 좋다 보니 더욱 도드라보였다. 다들 잘하고 싶은 책임감은 컸는데 안 되니까 부담을 크게 가진 것 같다."
-홀수해 징크스는 벗어났지만, 최근 슬로 스타트 경향이 있다.
"요 근래 몇 시즌 초반에 부진했다. 항상 겨울에 열심히 준비하고 시범경기 때도 좋은데 막상 개막하면 안 좋더라.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 아무리 타격감이 좋아도 상대 호수비에 잡힐 수도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올 시즌 LG 외야진 경쟁이 한층 치열했다.
"우리 외야수 모두 나잇대가 비슷하다. 또 비슷한 시기에 1군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외야진이 몇 년간 경쟁을 통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어릴 때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다. 먼저 기회를 받고 있지만,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뛴다. 그래서 절대 안주할 수 없다."
-라모스의 부진으로 4번타자를 맡고 있는데.
"부담이나 압박감은 없다. 단지 (한 타순) 먼저 나간다고 생각한다. '내 플레이만 하자'고 나에게 말한다. 4번타자라고 해서 팀의 중심이라는 이미지를 갖다 보면 더 어려움을 느낀다. 내 타순이 돌아오면 평소와 같은 역할을 하려 한다."
-LG는 올해 우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목표는.
"오로지 우승이다. 항상 (정상에 서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린다. (우승이) 너무 기다려지고, (한국시리즈에) 너무 가고 싶다. 예전에는 가을 야구의 압박감이 커 선배들이 '너무 얼어있다'라고 했다. 지금은 가을 야구의 스릴을 느낄 뿐만 아니라 정말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