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선수로 지명돼 두산 타선에 힘을 불어 넣고 있는 강승호. IS포토 두산의 보상 선수 선택. 성공 사례가 많은 만큼 주목도가 높다.
유일한 자유계약선수(FA) 미계약자 이용찬이 NC와 계약했다. 기간 3+1년, 총액은 최대 27억원(계약금 5억원·보장액 14억원·옵션 13억원)이다. 원소속구단 두산은 검증된 선발 투수와의 결별을 선택했지만, 디펜딩챔피언으로부터 보상 선수를 얻을 수 있다.
이용찬은 A등급이다. 두산을 제외한 구단이 그를 영입하면, 두산에 이용찬의 계약 직전 시즌 연봉의 300% 또는 연봉 200%와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한다. 선택권을 가진 구단은 대체로 보상 선수를 선택한다. 보호 선수는 20명뿐이기 때문에 유망주나 즉시 전력감이 제외될 수밖에 없다.
두산은 지난겨울 지명한 보상 선수 2명을 잘 활용하고 있다. 내야수 박계범과 강승호 얘기다. 박계범은 '전' 주전 1루수 오재일이 삼성과 계약한 뒤 보상 선수로 지명했고, 강승호는 전 2루수 최주환의 유산으로 받았다. 베테랑 2루수 오재원의 개막 초반 경기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박계범이 그 자리를 잘 메웠고, 최근 그가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에는 강승호가 활약하고 있다.
NC를 상대로 보상 선수를 지명한 사례도 있다. 전 주전 포수 양의지가 2019 스토브리그에서 NC로 이적했을 때, 투수 이형범을 선택했다. 이형범은 잠재력을 드러내며 2019시즌 두산의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NC의 공식발표가 나오기 하루 전, 이용찬에게 전화를 받았다. 개인 휴대폰의 이용찬의 이름이 뜨는 순간 그의 이적을 직감했다고. 김 감독은 "선수가 나름대로 잘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앞을 봐야 한다. 보상 선수 지명이 남았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보호 선수) 명단을 받아야 알 수 있다. (지명할 수 없는) 입대 선수를 빼면, 중·고참급 1~2명이 (지명 대상으로)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현재 NC는 투수 배재환과 최성영, 야수 김형준과 김성욱이 군 복무 중이다. 모두 1군 전력이다. 이용찬의 FA 이적은 그의 수술(지난해 6월·팔꿈치) 이력이나 몸값보다는 보상 선수 출혈이 더 큰 부담으로 여겨졌다. NC는 이 점을 감수하더라도 이용찬이 가세하는 게 정상 수성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두산은 박계범, 강승호를 뽑을 때 취약 포지션보다는 21번째 선수,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 중 실력이 가장 좋은 선수를 지명했다. 이번에는 정규시즌 도중 선택한다. 취약점 보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즉시 전력감이 없으면, 유망주 투수를 눈여겨볼 수 있다. 5월까지 이어진 2021 스토브리그. 두산의 세 번째 보상 선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