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의 류현진(34)이 긴 이닝 동안 호투하고도 승리 추가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으나 승리를 챙기는 데는 실패했다. 7회 2사 2-2에서 류현진이 내려간 토론토는 8회 말 2점을 추가했지만 9회 4실점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이날 최고 구속 91.6마일을 기록한 류현진은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던 탬파베이를 상대로 노련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피안타가 많았지만, 실점은 최소화했다. 산발적인 단타만을 허용할 뿐 고비마다 탈삼진과 범타를 더해 실점을 막았다.
첫 실점은 1회 초에 나왔다. 탬파베이 리드오프인 아로자레나의 2루타에 이어 2사 후 4번 타자 마고에게 던진 2구 커브가 몰리면서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2회와 4회 단타 하나씩을 허용했지만, 점수는 내주지 않았다.
4회 말에는 토론토의 만회점이 나왔다. 4번 타자 에르난데스가 높게 들어온 플레밍의 87.1마일 커터를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 97.9마일짜리 좌중월 홈런이었다. 5회에는 탬파베이와 토론토가 다시 한 점씩 추가하며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5회 초 탬파베이는 포수 메히아가 솔로 홈런으로 추가점을 만들었다. 메히아는 류현진의 몸쪽 87.2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쳐서 99.6마일짜리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토론토의 추가점은 다시 4번 타자의 손에서 나왔다. 비솃과 게레로가 연속 안타를 친 2사 1, 2루 상황에서 에르난데스가 3구 싱커를 받아치는 중전 안타로 다시 한번 동점을 만들었다.
이날 6회를 단타 하나로 막아내 95구로 끝낸 류현진은 7회 초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부하가 심해진 불펜 부담을 줄이고자 등판을 자청했다. 그리척에게 단타만 허용했을 뿐 메히아에 땅볼, 필립스에 번트로 아웃 카운트 두 개를 더한 후 107개로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승부는 후반에 결정됐다. 토론토는 8회 초 다시 한번 안타를 기록한 에르난데스와 그리척의 투런 홈런으로 2점을 추가했다.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듯했지만 탬파베이 타선은 기어이 9회 역전으로 10연승을 완성했다. 탬파베이는 9회 초 선두타자 최지만의 볼넷을 시작으로 로우와 필립스의 단타, 디아즈, 메도우즈, 마고, 브로소의 연속 볼넷으로 대거 4득점으로 역전승을 가져갔다.
경기 후 류현진은 "몬토요 감독이 6회까지만 던지자고 했지만, 내가 힘이 남았고 최근 불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서 '한 이닝 더 던질 수 있다'고 했다"며 "7회에는 3타자만 상대하기로 했다"고 7회 등판 상황을 설명했다.
투구 수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류현진은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준비를 잘했다. 그 정도 투구 수 소화는 문제없다"며 "시즌 초 선발 투수들의 부상이 이어져서 중간 계투의 부담이 컸다. 선발 투수들이 공 100개로 6∼7이닝을 소화해야 한다"고 이닝 소화에 대한 책임감도 드러냈다.
불펜의 대량 실점, 팀의 5연패지만 류현진은 동료들을 응원했다. 류현진은 "투수와 야수 모두 상대와 싸우려고 열심히 준비한다”라며 “몇 경기 더 치르면 분위기는 더 좋아질 것이다. 다시 상승세를 탈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류현진은 동산고 4년 후배 최지만과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최지만이 1군 타자로 올라선 2019년 이후 탬파베이를 만날 기회는 있었지만 우완투수 전담 플래툰 타자인 최지만과 좀처럼 맞대결 기회를 잡지 못하다 최근 최지만의 뜨거운 타격감 덕분에 이날 마주할 수 있었다. 3타석에서 만난 맞대결의 결과물은 3타수 1안타(2루타 1개) 1삼진이었다. 2회 초 타석은 최지만이 땅볼로 물러났다. 4회 초 다시 타석에 들어선 최지만은 중월 2루타를 날려보냈지만 주자인 브로소가 죽으면서 타점에는 실패했다. 6회 초 다시 펼쳐진 세 번째 맞대결은 류현진의 승리였다. 류현진은 6구에 걸친 승부를 벌이며 집요하게 몸쪽 선상에 패스트볼을 찌른 끝에 루킹 삼진으로 최지만을 돌려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