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지는 롯데-LG전, 양 팀은 선발 투수로 각각 나균안(23)-이상영(21)을 예고했다. 사실상의 임시 선발 맞대결이다. 자신과 팀을 위해 중요한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둘 다 직전 경기에서 1군 무대 첫 5이닝 투구를 했다. 나균안은 지난 15일, 당시 팀 타율 1위였던 KT를 상대로 5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불펜진의 난조로 시즌 첫 승 요건이 날아갔지만, 1군 무대 첫 선발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2019년 LG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이상영도 19일 NC전서 5이닝을 던졌다. 비록 4점(7피안타, 4사구 4개)을 내줬지만 시즌 네 번째 선발 등판에서 '마의 5회'를 넘어선 건 의미 있는 한 단계 전진이었다.
둘 다 임시 선발이다. 롯데는 노경은과 이승헌, 김진욱 등 기존 선발진이 부진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그래서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나균안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지금까지 선발과 구원 등판을 통해 구위와 제구력 모두 입증했다. 5경기에서 10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고 있다.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호투를 이어가며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 관심을 끈다.
이상영은 임찬규가 빠진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시즌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하고 있다. 구위는 좋으나 상대 타선이 한 바퀴 돌거나, 제구력 난조로 갑자기 흔들리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성장 중이다. 선발 등판 시 투구 이닝이 2⅔이닝-3이닝-4⅓이닝-5이닝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상영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5선발로 생각하고 계속 내보낼 생각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1군 무대에서 조금씩 성장 중인 두 선발 투수에게 26일 경기는 중요하다.
LG와 롯데 모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LG는 시즌 최다 4연패에 빠져 있다. 나흘 만에 1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이틀 간의 휴식 후 가지는 첫 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롯데는 현재 15승 25패, 승률 0.400으로 최하위다. 래리 서튼 감독 체제로 출발한 뒤에도 특별한 분위기 반전은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새로운 얼굴이 희망을 안긴다면 팀 분위기에는 더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