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28명의 대표 명단을 지난 24일 발표했다. 이 선수들이 6월 12일과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나와의 평가전에 나선다.
이번 명단에는 이강인(20·발렌시아), 이승우(23·포르티모넨스), 백승호(24·전북)가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10대 시절을 유럽에서 보내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주목받았던 유망주 출신이다. 이강인과 이승우, 백승호가 올림픽팀에 동시에 소집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 출신으로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멤버이자 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 수상자였다. 20세가 된 그는 올림픽 대표팀에 처음 선발됐다. 올림픽 대표팀을 건너뛰고 ‘월반’해서 그동안 대표팀 위주로 뛰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 일본과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했을 정도로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 조율 능력과 직접 해결하는 능력까지 갖춘 이강인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팀의 동료들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김학범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측면과 가운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우리 팀에서는 어느 포지션이 최적인지 잘 찾아야 할 것 같다. 같은 포지션의 다른 선수와 경쟁력을 비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다. 당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서 김학범 감독과 함께했던 경험이 있다. 성인 대표팀에서 활약은 크지 않았지만,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언제나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으며 아시안게임에서의 경험이 올림픽팀에서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백승호는 이승우와 함께 10대 시절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었던 유망주였다. 김학범 감독은 올림픽팀 주력 자원으로 백승호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그가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올림픽팀에 선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독일 2부 다름슈타트에서 출장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던 백승호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전북에 입단했다.
이들은 한때 크게 주목받고 빛났지만 지난 시즌 나름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강인은 팀에서 충분한 출장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발렌시아 현지 매체들은 이강인이 2020~21시즌 후 팀과 작별인사를 했고, 다음 시즌 새 팀을 찾을 것이라는 보도를 했다.
이승우는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에서 출장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고, 시즌 도중인 2월 포르투갈의 포르티모넨스로 임대 이적했다. 그러나 새 팀에서 거의 뛰지 못했고, 공격포인트도 없었다. 포르티모넨스에 완전 이적을 통해 남을지, 신트트라위던으로 돌아갈지, 혹은 또 다른 팀으로 갈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백승호 역시 전북 입단 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리그1의 라이벌 팀인 울산과의 경기에 아예 출장하지 못할 정도로 신임을 아직 얻지 못한 상태다.
이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소속 리그에서도 반전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올림픽 대표팀 최종명단은 6월 30일 전에 발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