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올 하반기 출범할 토스뱅크(가칭)까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오는 2023년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 정부의 목표만큼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확대하지 못하면 금융 신사업 인허가에서 제한을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7일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은 대출 확대 관련 이행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고, 이를 정부가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KCB 기준 신용등급 4등급 이하)에 대한 금융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 지난 2017년 도입됐지만, 그동안 취지와는 다르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인터넷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대출 규모는 23조3000억 원 수준까지 오르는 등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10.2%, 케이뱅크가 21.4%다. 두 회사의 평균치는 12.1%인데 은행 전체 평균 24.2%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먼저 인터넷은행 대표 격인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10.2%에 불과한 중·저신용자 비중을 올해 20.8%, 내년 25%, 오는 2023년 말까지 30%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케이뱅크는 증자가 완료되고 지난해 7월 도입한 신규 CSS가 안정화되는 내년부터 중·저신용자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내년 말 25%, 2023년 말 32%까지 늘릴 계획을 밝혔다.
전날 케이뱅크는 이사회에서 1조2499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여력이 커지게 됐다. 최대 주주인 비씨카드를 비롯한 기존 주주들이 5429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7250억원은 신규 투자자들이 낸다.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이 각각 2000억원, MG새마을금고가 대표 출자자(LP)로 참여한 사모펀드가 1500억원, JS프라이빗에쿼티와신한대체투자운용이 공동 결성한 사모펀드가 1250억원, 게임회사 컴투스가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인터넷은행 중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증자다.
하반기에는 현재 본인가 심사 중인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 비중을 34.9%를 목표로 대출 영업에 나설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내년엔 42%, 2023년 말까지 44%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연준 금융위 은행과장은 "보증부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이 100% 보증하는 상품인 점을 고려해 인터넷은행이 자율적으로 공급하게 된다"며 "이번 목표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 결과를 금융 신산업 인허가 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도입 취지가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함이었는데, 그동안은 고신용자에 집중해 기존 은행들과 비슷하게 운영이 돼 왔다"며 "당국이 개입한 만큼 그(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