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겠다"던 약속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39)이 '눈물의 은퇴사'를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홈 경기에서 김태균의 은퇴식 겸 영구결번(52번)식을 열었다. 김태균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지난해 은퇴 선언 기자회견 때는 너무 많이 울었다. 너무 추하게 울었다고 주위에서 한마디씩 했다. 은퇴를 결심하고 시간이 많이 지났다. 지금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 오늘은 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공식 행사가 시작되자 김태균은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어깨를 두드렸다. 정민철 한화 단장의 헌정사가 끝나자 김태균은 단상 앞에서 은퇴사를 했다. 준비한 원고가 있었으나, 그는 팬들과 동료들을 보고 말했다. 씩씩하게 입을 열었으나, 그는 점차 감정이 북받치는 듯 말을 멈췄다. 두 눈이 눈물로 빨갛게 얼룩지기도 했다.
그는 "수천 번 한화 김태균 선수라고 소개했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한화 김태균 선수라고 소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소개할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하니 속상하고 안타깝다. 내가 방망이를 처음 잡았던 30년 전 한화 이글스는 나의 첫 꿈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런 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많은 관중과 팬들 앞에서 내 야구 인생의 마침표를 찍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대 한화 이글스 사장님, 단장님, 구단 프런트 직원분들,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긴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나보다 더 애타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마음 졸였을 부모님, 아내, 아이들, 정말 고생 많았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한화 이글스 팬들은 저에게 큰 존재였다. 이 자리를 빌려서 '팬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에 더 나은 김태균이 될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마지막으로 "한화 이글스는 지금 가장 큰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염원하는 정상에 그날이 꼭 올 것이라 믿는다. 사랑하는 후배들, 형이 같이 운동하고 땀을 흘릴 수는 없지만, 형의 아쉬운 한 부분을 꼭 채워줄 수 있을 것(우승)이라고 믿는다. 형이 항상 응원할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