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5-6으로 패배했다. 이날 1차전에서 4-1로 승리했던 토론토는 총 1승 1패를 추가하며 27승 25패로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마운드의 난조로 만들어진 역전패였다. 이날 토론토는 6회 초까지 4-0의 리드를 지켰다. 더블헤더로 치러지는 7이닝짜리 경기인 점을 고려하면 승리가 눈앞이었다. 그런데 6회 말부터 마운드가 갑자기 무너졌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이 날 선발 스티븐 마츠는 6회 말 선두 타자 장유첸이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이후 급격하게 흔들렸다. 후속 타자에게 연속 3안타로 2점을 내준 마츠는 책임 주자 2명을 남겨둔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이어 올라온 챗우드가 호세 라미레즈에게 적시타, 해럴드 라미레즈에게 병살타로 각각 한 점씩 내주면서 토론토는 4-4 동점을 허용했다.
6회의 실점은 전조에 불과했다. 토론토는 7회 초 마커스 세미엔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한번 승기를 잡았지만 6회 말 불펜이 무너지면서 역전패로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7회 말 다시 한번 올라온 챗우드의 제구력이 문제였다. 챗우드는 7회 말 선두 타자 조쉬 네일러를 뜬공으로 잡았지만 후속 타자를 단 한 명도 잡아내지 못했다.
안타가 아닌 볼넷이 문제였다. 네 명의 타자를 모두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아웃 카운트는 고사하고 스트라이크조차 잡기 힘들었다. 이날 챗우드가 네 명의 타자에게 볼넷을 주는 동안 던진 스트라이크는 단 세 개에 불과했다. 토론토는 밀어내기로 동점을 허용한 후에야 뒤늦게 챗우드를 강판했다. 토론토는 결국 이어 등판한 앤서니 카스트로가 호세 라미레즈에게 끝내기 희생 플라이를 허용하며 클리블랜드에 패배했다.
지난 23일 탬파베이전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당시 토론토는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해 6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챗우드가 9회 2볼넷 2피안타를 허용하고 무너지면서 탬파베이에 역전패했다.
구원진의 부담이 나날이 무거워진 탓에 생긴 현상이다. 류현진 이외 선발진의 기복이 심한 탓에 불펜 소화 이닝이 꾸준히 많았다. 4월에 2.52였던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5월 4.53까지 폭증한 상태다. 캐나다 스포츠넷은 31일 경기 후 “토론토의 시즌 초 불펜 부담이 구원투수에 끼친 데미지의 가장 좋은 사례가 챗우드다”라며 “이번 달 토론토의 23경기 중 12경기에 등판한 챗우드는 시즌 첫 13경기에서 9이닝당 12.9개를 잡던 탈삼진 기계였지만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 나와 삼진보다 볼넷이 많고 스트라이크가 없는 선수가 되어버렸다”라고 설명했다.
구단 내부의 판단 역시 비슷하다. 다만 돌아올 것이라 믿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캐나다 스포츠넷과 인터뷰에서 “그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우리는 그가 필요하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다시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몬토요 감독은 “그리고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처음 두 달 동안 우리가 가진 최고의 구원 투수였기 때문이다. 단지 두 번 실패했다고 그를 밀어낼 수는 없다”고 챗우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겠다고 밝혔다.
챗우드가 부진하더라도 대체할 투수 역시 마땅치 않다. 캐나다 스포츠넷은 “토론토가 13일간 쉬는 날 없이 일정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불펜진의 부담이 높아지면서 동시에 성적 역시 떨어지고 있다. 조던 로마노는 6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해 56구를 던졌고 챗우드는 6경기 중 4경기에 나와 매 경기 15구 이상 던지면서 71구를 던졌다. 팀 메이자의 경우 최근 7경기 중 5경기에서 다득점을 허용해 믿기 힘들다. 앤서니 카스트로는 팔뚝이 불편하고 트렌트 손튼은 최근 3경기 동안 3⅓이닝 94구를 던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