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6시(한국시간) 진행된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 발표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재림 감독 영화 '비상선언'은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다. 현재 한국 영화계를 대표할 수 있는 배우와 스태프진이 총출동해 한국형 장르 영화의 최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역시 "한국 영화는 크게 작가주의적 영화, 역사를 다룬 작품, 장르성이 돋보이는 영화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비상선언'은 장르성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완벽한 장르 영화라 할 수 있다"고 초청 이유를 전했다.
'비상선언'에 출연한 배우들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칸 레드카펫을 밟은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상선언' 초청 전 송강호는 다섯 번, 전도연은 네 번, 이병헌은 두 번 칸을 찾았고, 김남길과 임시완 역시 칸 신고식을 치렀다.
이들을 한데 불러모은 노력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첫번째 보답일까. 한재림 감독은 첫 칸영화제 진출로 '비상선언'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리며 감독 개인으로서도 의미를 더하게 됐다.
2005년 발칙한 데뷔작 '연애의 목적'으로 충무로에 등장한 한재림 감독은 '우아한 세계'(2006)를 통해 송강호와 처음 만나 조폭 느와르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비상선언' 못지 않은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메가히트 사극 '관상'(2013), 정치권 이슈를 다룬 시대극 '더킹'(2017) 등을 통해 극과극 장르와 다채로운 소재를 넘나들며 감독의 색채까지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오랜시간 준비한 '비상선언'은 또 한편의 대규모 상업영화로 기획 단계부터 충무로와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준비 된 모든 영화들의 개봉이 잠정 보류 된 상황에서 '비상선언'의 깜짝 칸 진출 낭보는 분명 흡족한 시작이다.
한재림 감독은 칸영화제 초청에 공식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영화 '비상선언'으로 희망과 위로를 드리고자 했던 마음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초청 발표 직후 일간스포츠에 "사실 누구보다 관객분들에게 빨리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아쉽다"며 "개봉날을 생각하니 벌써 두근두근하다. 마무리 잘 하겠다"고 관객들과의 만남에 대한 짙은 갈망을 표하기도 했다.
예술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을 엄선해 초청하는 칸영화제 대표적 섹션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이라는 인증도 받았지만, 완성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7월 6일 개막하는 칸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는 '비상선언'에 전세계 영화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증을 높이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작품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시기 안전하게 상륙할 수 있길 기다림의 시간 또한 설레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