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송금·결제 서비스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핀테크 기업 토스의 사업이 '꽃길'을 걷고 있다. 올해 신규 사업으로 내놓은 '토스증권'이 증권업계서도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늦어도 오는 9월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는 '토스뱅크'는 유상증자에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00억원을 투자받을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토스가 진행 중인 유상증자에 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놓고 막판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 운영사인 비바퍼블리카는 오는 9일 금융당국이 진행하는 '토스뱅크' 은행업 인가 심사에 맞춰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인터넷은행의 성장세에 주목해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수요에 힘입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에 올 1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성적인 467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기업가치는 20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최근 '가상화폐 열풍'에 올라타고,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로 1조249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당초 토스가 30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 규모를 계획했지만, 모집 과정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50% 가까이 늘어난 5000억원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여기에는 토스가 올해 3월 출시한 '토스증권'의 흥행도 한몫했다. 토스의 100% 자회사인 토스증권은 출시 후 한 달 만에 신규 계좌 수 100만 계좌를 돌파했고, 두 달 만에 300만 계좌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국내 개인투자자 914만명 기준으로 약 30%에 해당하는 계좌 수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카카오뱅크는 2019년 3월 출시한 '증권사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가 2년여 만에 400만 계좌를, 증권 업계 3위인 한국투자증권이 15년 만인 올 3월 400만 계좌를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과거 인터넷은행 출범 시 신규계좌 개설 추이까지 범위를 넓혀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토스증권이 펼친 '주식 1주 선물 받기' 이벤트가 큰 역할을 했다. 토스증권은 지난 4월 '주식 1주 선물 받기' 이벤트를 처음으로 열었는데, 입소문을 타면서 마지막 사흘간(14일~16일) 계좌를 개설한 고객만 152만명에 달했다.
해당 이벤트가 역대급 효과를 내놓자, 토스증권은 지난달 18일 이벤트 2라운드를 열기도 했다. 23개 종목을 담았던 1차 때보다 확대해 2차 때는 30종목을 지급했다.
토스는 이 밖에도 보험(토스인슈어런스), 전자결제대행(토스페이먼츠) 등 여러 금융 분야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에 투자업계가 평가하는 토스의 몸값은 최대 11조원이 넘는다. 우리은행(8조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여기에는 토스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향상된 점과 자회사인 토스증권의 순항,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 등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토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28% 증가한 3898억원이며,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725억원이었다. 신규 사업을 내놨음에도 2019년 1154억원보다 4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인력도 1년 새 2배 넘게 늘었다. 올 1분기 토스 내 6개 계열사에서 340명이 새로 합류했고, 올 연말까지 직원 규모를 1500명까지 늘릴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출범하고 어느 정도 안정되면 카카오뱅크처럼 상장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라며 "기존 은행권에서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