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인 카일 워커(맨체스터 시티)가 ‘한쪽 무릎꿇기’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8일(한국시간) 워커는 단독으로 진행된 영국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는 이어져야 하며, 스포츠의 명과 암을 위해 꼭 필요한 행위라고 밝혔다. 특히 경기 전 시행되는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에 야유를 퍼붓는 행위에 관해 “반대의 목소리는 어쩔 수 없지만, 변화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종차별 폭력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면서 축구계가 인종 차별 근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에도 말했듯, 폭력을 일삼는 사람들은 계속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하든 우리는 놔두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내가 변화를 시도해야 세상도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번 내 아들이 무릎을 왜 꿇냐고 물었다. 나는 그 물음이 기뻤다. 이제 내가 아이에게 인종 차별 문제를 교육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메시지를 전하려 하고 있고, 젊은 세대를 가능한 한 많이 교육하려 하고 있다. 어떤 인종인지, 피부색이 어떤지, 종교가 무엇인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관중석 출입은 제한됐다. 하지만 최근 잉글랜드 내 방역 완화로 관중석 출입이 가능해지면서 ‘한쪽 무릎꿇기’를 향한 관중들의 야유소리가 문제가 됐다.
이에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야유를 퍼부은 관중을 강하게 비판했다.
감독은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퍼포먼스가 마치 정치적 입장처럼 동의하거나 하지 않는 입장으로 여기는 것 같다. 이는 메시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인권 문제는 동의를 요하는 문제가 아닌 존재에 관한 문제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은 한쪽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이어 나갈 것을 선언했다.
한편 ‘한쪽 무릎꿇기’ 퍼포먼스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제스처로 통한다. 이번 시즌 안토니오 뤼디거(첼시), 칼럼 로빈슨(웨스트브롬),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축구 선수들이 인종차별에 시달리며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필요성이 커졌다. 워커도 인종차별 폭력에 시달린 바 있다.
지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첼시에 맨시티가 패하자, 팬들은 이날 경기에서 부진한 라힘스털링(맨시티)와 워커의 SNS로 몰려가 “큰 사고가 나서 죽어라”, “꺼져라 검둥아”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