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를 앞두고 잉글랜드 팬들을 향한 장문의 편지를 공개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9일(한국시간)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편지를 첨부하면서 자세한 내용을 보도했다. 감독의 편지는 지난번부터 이어져 온 축구 경기 전 ‘한쪽 무릎꿇기’에 관한 감독의 강한 입장의 연장선에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축구 경기의 승리는 일부에 불과할 뿐이며, 축구의 중요한 의미는 경기 승패보다 뇌리에 박히는 집단의식을 통해 건강한 진보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은 “나는 선수들에게 축구는 사람들이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낼 기회를 갖는다고 종종 말한다. 우리나라의 집단의식에서 축구의 기억이 지속해서 떠오르는 것”이라며 축구는 집단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무의식에 깊이 남고, 이는 우리의 기억 저편에서 지속된다고 말했다.
감독은 그러면서 “축구 선수들은 롤모델이 된다. 나는 그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식하고, 그들이 보다 중요한 가치를 옹호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선수들의 모범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또 지난번부터 계속되고 있는 인종차별 관련 발언을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들이 평등, 인종적 부당성, 인류 포괄 같은 문제에 대해 대중과 교류하며, 자신들의 목소리가 갖는 힘을 이용해 주제에 관한 토론을 수면 위로 올리고, 사회의 의식을 높이고 젊은 소년들을 교육하는 것. 이것은 선수들의 의무다.”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에 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선수들이 이러한 차별과 폭력에 굴하지 않기를 바랐다.
감독은 “소셜 미디어는 우리 선수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원이었고, 여러 면에서 긍정적으로 사용돼 온 도구였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위험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그들을 항상 보호하고 싶지만,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며 온라인상 범죄를 지적했다.
그는 “나는 선수들을 믿는다. 스스로 판단하고 정신 건강을 위해 옳은 선택을 하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우리는 더 관대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젊은이들은 그 사회의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팬이 잉글랜드의 유로2020 승리를 고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현실은 결과는 단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지난 3일 오스트리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있었던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향한 관중의 야유를 강하게 비판하며, 인종차별 문제는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과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감독은 “관중들의 야유는 우리의 흑인 선수들을 향한 비판처럼 느껴졌고, 이에 매우 불쾌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퍼포먼스가 마치 정치적 입장처럼 동의하거나 하지 않는 입장으로 여기는 것 같다. 이는 메시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인권 문제는 동의하는 입장차가 결코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