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이날 관중석에는 정대현 국가대표 불펜 코치가 있었다. 대표팀 선발 후보이자, 이날 선발 맞대결을 펼친 박세웅(롯데)과 최원준(두산)의 구위를 직접 확인하는 차원이다.
박세웅(26)은 경기 뒤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올림픽 대표, 발탁해 주신다면 후회하지 않을 모습 보여드릴 자신 있다."
박세웅은 이날 두산전에서 7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4-1로 앞선 상황에서 시즌 4승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으나, 9회 마무리 김원중이 블론세이브를 범해 아쉽게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다.
하지만 충분히 소득 있는 경기였다. 최고 148㎞ 직구(50개)를 바탕으로 슬라이더(24개)-커브(21개)-포크볼(3개) 등을 섞어 던졌다. 앞선 두 경기에서 23점을 뽑은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홈런 공동 선두 김재환에게 내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곧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사실상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박종훈(SSG)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고, 일부 선수가 부진에 빠지면서 올림픽 쇼케이스는 점점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박세웅은 초조했고, 또 시간은 촉박했다. 도쿄 올림픽 오디션에 뒤늦게 합류했기 때문이다. . 박세웅은 개막 후 4월까지 2승1패, 평균자책점 5.19로 그쳤다. 5월 중순까지도 그럭저럭 성적이었다. 하지만 5월 말부터 상승세를 탔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세 경기는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투구를 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88이다. QS는 7회로 국내 투수로는 KT 고영표(9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안정감이 있다.
5월 22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6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직전 경기였던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9이닝 3피안타 7탈삼진으로 완봉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에 이어 리그 두 번째 나온 기록으로, 롯데 국내 선수로는 2011년 고원준(은퇴) 이후 10년 만의 완봉승이었다. 개인 최다 117개의 공을 던질 만큼 역투를 했다. 이 경기 후 그는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미주 대륙 최종 예선 참관차 출국해 오늘 경기를 직접 보진 못했다'라는 취재진의 얘기에 "감독님께서 (오늘 투구 장면을) 꼭 보셨으면 좋겠다. 누가 감독님께 전달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김경문 감독은 귀국했고, 이날 구장에는 정대현 코치가 직접 관전했다. 박세웅은 확실한 눈도장과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최근 페이스를 끌어올려 도쿄행 티켓에 다가가고 있는 박세웅은 "최근 제구가 잘 되고 로케이션이 낮은 코스에서 계속 형성되는 점이 안정감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 중 하나는 올림픽 대표에 발탁되는 것이다. 뽑아 주신다면 후회하지 않을 모습 보여드릴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