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의 상승세가 뜨겁다. 최근 9경기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전인 4월 7일 인천 한화전(2이닝 4피안타 4실점) 패전 이후 곧바로 궤도에 올랐다. 최근 4경기는 평균자책점이 1.33(27이닝 40탈삼진 4자책점)에 불과하다. 이 기간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투수 중 한 명이다.
SSG는 5월 말 선발 로테이션에 비상이 걸렸다. 토종 에이스 박종훈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이 투수 아티 르위키와 문승원마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수술이 결정돼 시즌 아웃됐다. 르위키는퇴출당해 대체 외국인 투수 샘 가빌리오가 지난 12일 입국,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팀의 2~4선발이 비슷한 시기에 이탈한 초유의 상황이다.
폰트는 뿌리째 흔들린 SSG 선발진의 희망이다.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에서 8이닝 12탈삼진 1실점 쾌투로 팀 3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12일 인천 키움전에서도 6이닝 10탈삼진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흠잡을 곳 없는 개인 성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변수가 있다. 바로 투구 수와 이닝 소화다.
2007년 텍사스 소속으로 마이너리그에 데뷔한 폰트는 선발과 불펜 경력이 반반이다. 데뷔 초창기엔 선발 등판 횟수가 많았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불펜 비중이 커졌다. 선발로 뛸 때는 긴 이닝을 소화하는 유형이 아니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이 2017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기록한 134⅓이닝. 개인 100이닝을 넘긴 시즌이 2009년(싱글A), 2015년(독립리그) 그리고 2017년 세 번밖에 없다. KBO리그 규정이닝에 해당하는 144이닝을 넘긴 경험이 없다는 건 불안요소다. 주로 불펜으로 뛰다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시즌 말미 어려움을 겪는다. 무리하게 투구 이닝을 늘리다가 부상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심상치 않게 나온다. 긴 호흡으로 한 시즌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공교롭게도 폰트는 최근 투구 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4월까지 88.8개이던 경기 평균 투구 수가 5월엔 95.9개, 6월에는 99.7개까지 수치가 급등했다. 12일 키움전에선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투구 수 116개를 기록했다. 최근 6경기 연속 100구를 넘겼다. 그에 대한 의존도가 투구 수와 이닝으로 직결되는 모양새다. 폰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16⅓이닝을 소화한 게 전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어깨 통증으로 휴식기를 가졌던 이력까지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 2일 폰트에 대해 "쉬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13일까지 58이닝)은 아니지만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해 농사가 좌우될 전망이다. 폰트의 어깨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