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내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퀴즈톡'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일명 '잡코인'을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정리 대상에 오른 가상화폐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 "마로(MARO), 페이코인(PCI), 옵져버(OBSR), 솔브케어(SOLVE), 퀴즈톡(QTCON)의 원화 마켓(시장) 페어 제거를 안내해 드린다"고 공지했다. 제거 시점은 오는 18일 12시로, 제거 사유는 "원화마켓 페어 유지를 위한 내부 기준 미달"이라고 했다.
거래 중지 고지는 아직 하지 않았지만, 현재 빗썸에서도 12종이 유의 종목으로 지정돼있다.
즉, 일명 ‘김치 코인’이라 불리는 국내 소규모 가상화폐나 공시 부실 종목, 거래소 유관 종목 등을 무더기로 투자유의(상장폐지 전 단계) 리스트에 올린 것이다.
일부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이런 잡코인은 매매가 불가능한 경우가 허다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곧장 피해로 이어진다.
업비트의 이런 발표에 대상 코인들은 폭락했다. 픽셀은 하루 만에 71원대에서 24원대로 약 72%가 빠졌고, 퀴즈톡도 67원대에서 20원대로 75% 가량값이 내려갔다.
이에 한 가상화폐 커뮤니티에는 "잡코인 산 사람들은 지금 고점 대비 거의 -80% 이상 찍었다" "잡코인 대부분이 폭락 상태에서 상장 폐지 위기니, 존버할 희망도 없다" 등의 곡소리가 이어졌다.
업비트 일부에서는 2018년과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정부 규제로 상장 폐지된 잡코인이 수두룩했는데, 문제는 과거보다 현재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업계는 거래소의 이런 조치를 두고 금융당국이 오는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두 차례 거래소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거래 의심 종목 등의 정리를 요구한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 이에 거래소가 요구 사항을 맞추기 위해 기준 미달 종목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투자유의 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업비트에서 퀴즈톡과 람다가 유의 대상에 올랐지만, 빗썸에서는 거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투자유의 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를 위한 기준을 통일해 고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붐이 일어 투자자가 늘어난 만큼,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는 과거보다 현재 잡코인에 투자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