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1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선발 백정현이 공을 던지고 있다. 수원=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5.12/ 삼성 왼손 투수 백정현(34)이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올 시즌 초반 삼성의 상승세가 대단하다. KT, LG, SSG와 '4강 구도'를 형성하며 선두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원동력 중 하나는 탄탄한 선발진이다.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7승 2패 평균자책점 2.40)과 토종 에이스 원태인(8승 3패 평균자책점 2.51)이 쌍두마차로 선발 로테이션을 이끈다. 여기에 3선발로 힘을 보태고 있는 백정현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백정현은 15일까지 12경기 선발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6일 잠실 두산전 이후 11경기 연속 '최소 5이닝'을 책임졌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4회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활약이 꾸준하다. 안정감이 돋보인다.
최근 페이스는 더 인상적이다. 지난 1일 인천 SSG전에서 올 시즌 개인 최다인 7⅔이닝을 던지며 무실점했다. 8일 대구 KIA전에서도 5⅔이닝 무실점. 13일 대구 NC전에선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6월 월간 성적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이다. 19⅓이닝 무실점. 5월 약간의 부침(4경기 평균자책점 4.43)을 보였지만, 궤도에 다시 오르면서 순항 모드를 시작했다.
의미가 있는 활약이다. 백정현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원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로 풀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 두 차례나 부상(종아리·팔꿈치)으로 이탈해 1군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했다. 2019년 데뷔 첫 규정이닝을 넘겼고, 2020년 개막전 선발 중책까지 맡아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불운했다.
그는 지난 2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FA 자격) 신청을 하지 못했지만,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편안하다. 의식도 안 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시즌 내내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 중이다.
도쿄올림픽 태극마크도 노린다. 백정현은 지난 3월 발표된 야구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왼손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 구창모(NC)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유희관(두산)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 성적만 봤을 때는 왼손 선발 자원 중에선 가장 낫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된 차우찬(LG)과 함께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백정현에 대한 물음표가 많았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부상 이력까지.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노련하게 버텨내는 힘이 생긴 모습이다. FA와 태극마크,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정도로 그의 가치가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