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우는 지난 21일 오른 어깨 회전근개 부분 파열 진단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동안 3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던 20일 사직 삼성전에서 피칭을 하다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큰 부상이 발견됐다.
롯데 구단은 "김대우가 최소 4주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후 재활과 실전 등판 기간을 고려하면 최소한 8월 중순 올림픽 휴식기 이후에나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어렵게 이 자리까지 오른 김대우에게는 안타까운 부상이다.
김대우는 2002년 대통령배 최우수선수(MVP) 출신이다. 광주일고 재학 당시 4번 타자 겸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후 그의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이 펼쳐졌다.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던 김대우는 2003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그는 고려대 진학을 선택했지만, 끝내 미국 진출에 실패했다. 상무를 거쳐 한때 대만리그에서 활약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결국 2008년 롯데에 투수로 입단했다. 2009년 4월 25일 LG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한 그는 5타자 연속 볼넷의 불명예 기록만 남겼다. 2009~2010년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6.40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결국 타자 전향을 결정해 4번 타자로 기회를 얻은 적도 있지만, 2012~2017년까지 타율 0.212에 그쳤다.
2018년 다시 투수로 재전향했으나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50에 그쳤다. 2019년엔 육성 선수로 전환됐고,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은퇴까지 생각한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다시 공을 잡았다. 지난해 46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우리 나이로 38세가 된 올해 4월 8일 NC전에서 데뷔 첫 홀드를, 4월 16일 삼성전에서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투수로서 감격스러운 기록을 처음 남겼다. 지난해 추격조에서 올해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김대우는 올 시즌 롯데 불펜의 마당쇠였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0경기에 출전했다. 성적도 2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3.30으로 팀 내 필승조에서 가장 좋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꽃길'을 걷던 그에게 부상 날벼락이 찾아온 것이다.
김대우의 이탈은 롯데에 큰 타격이다. '젊은 피' 최준용은 오른 어깨 견갑하근 파열로 장기 이탈 중이다. 박진형과 구승민은 부진 속에 1~2군을 오르락내리락한다. 박진형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10.13, 구승민은 1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8.44로 부진하다. 마무리 김원중도 기복이 심한 편이다.
롯데는 올 시즌 기복 없이, 꾸준하게 마운드를 지켜온 김대우의 이탈로 허리진이 더욱 불안해졌다. 21일 기준으로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5.97)은 최하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