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현재 필승조가 풍족하지 못하다.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자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셋업맨을 6회 조기 투입한 래리 서튼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13-7로 이겼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대승이었지만, 5회까지는 한 점 차 접전이었다.
롯데가 3-2로 앞선 6회 초 선발 투수 노경은이 1사 후 NC 4번타자 양의지에게 안타를 내줬다. 후속 애런 알테어는 삼진 처리했으나 노진혁에게 안타를 맞고 역전 주자까지 내보냈다.
롯데 벤치는 후속 박석민 타석에서 투구 수 96개를 기록한 노경은을 교체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였다.
이때 공을 넘겨받은 투수는 다름아닌 구승민이었다. 전날(22일)까지 평균자책점 8.44로 부진했으나 5홀드를 기록한 롯데의 현재 셋업맨이다. 김대우와 최준용은 부상으로 빠졌고, 박진형은 부진으로 2군에 있다.
서튼 감독은 부임 직후 "강한 투수를 일찍 투입할 수 있다"라며 공격적인 마운드 운용을 예고했다. 상황에 따라 마무리 김원중을 8회에 투입하면, 9회 구승민으로 막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서튼 감독의 믿음에 구승민은 화답했다. 박석민이 친 큼지막한 타구가 펜스 바로 앞까지 날아갔으나 좌익수 전준우가 잘 잡았다.
실점 없이 6회 초 수비를 막은 롯데는 이어진 6회 말 4점을 뽑아 분위기를 잡았다. 이어 7회 6점을 뽑아 승기를 굳혔다.
구승민은 7회 초까지 아웃카운트 4개를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5⅔이닝 2실점을 한 선발투수 노경은의 64일만의 승리 요건도 지켜줬다.
부산=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