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인 미겔 카브레라(38·디트로이트)가 통산 494호 홈런으로 팀의 35년 만에 클리블랜드전 더블 헤더 스윕승을 이끌었다.
카브레라는 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더블 헤더 경기에 4번·지명 타자로 출전해 1차전 4타수 2안타 1타점 2삼진, 2차전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활약했다. 카브레라를 비롯한 타자들의 활약으로 디트로이트는 1차전을 9-4로, 2차전을 7-1로 모두 승리했다.
35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디트로이트가 클리블랜드전 더블 헤더를 모두 승리한 것은 1986년 8월 7일 이후 처음이다”라고 소개했다. 클리블랜드의 홈구장에서 거둔 더블 헤더 경기 스윕승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무려 1977년 9월 14일 이후 4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이날 승리로 디트로이트는 2달 연속 월간 승수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4월을 8승 19패로 시작한 디트로이트는 5월 14승 13패에 이어 이날 2승을 추가해 6월을 14승 13패로 마무리했다. 팀이 리빌딩에 들어선 이후 처음 나온 기록이다. MLB.com은 “디트로이트가 두 달 연속 승패 마진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6년 여름 이후 처음이다”며 “디트로이트는 6월 클리블랜드, 휴스턴, 세인트루이스, LA 에인절스를 만난 마지막 10경기에서 7승을 거두며 달을 마무리했다”고 최근 디트로이트의 상승세를 전했다.
통산 494홈런으로 500홈런에 한 발 더 다가간 카브레라에게도 의미 있는 경기였다. 이날 카브레라의 홈런은 5회 말에 나왔다. 클리블랜드의 홈 팬들은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카브레라에게 은퇴하라고 야유했지만 카브레라의 방망이는 야유 소리를 신경 쓰지 않았다. 3-1로 디트로이트가 앞서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카브레라는 클리블랜드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닉 위트그렌이 한가운데로 던진 2구 92.2마일(약 148.4㎞)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월 홈런(시즌 7호)을 쏘아 올렸다.
이날 전까지 통산 타율 0.311, 장타율 0.535, OPS 0.924, 2919안타 493홈런을 기록했던 카브레라는 알버트 푸홀스와 함께 은퇴 후 명예의 전당을 예약한 대타자다. 실버슬러거 7회, 올스타 11회, 타격왕 4회, MVP 2회, 트리플 크라운 1회,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루며 더 이룰 것은 누적 성적밖에 남지 않은 전설이다. 다만 2017년부터 노쇠화로 부진을 겪고 있는 탓에 누적 기록 달성도 쉽지만은 않다. 500홈런, 3000안타를 달성할 때까지 한 경기, 한 경기의 기록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최근 부진을 딛고 이날 494호 홈런과 4안타를 추가한 덕에 카브레라의 대기록 달성 가능성도 한층 더 높아졌다.
팀 사령탑도 카브레라의 활약을 칭찬했다.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은 그에 대해 “카브레라가 점점 건강해지고 타격 타이밍을 맞추기 시작했다”라며 “타격 접근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