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시간) 미국 ‘디 애슬레틱’은 지난 3일 백악관을 방문했던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선수단에 대한 일화를 전했다. 백악관은 매년 야구, 축구, 농구, 하키, 풋볼 우승팀을 초청해왔다. 다저스 역시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자격으로 이날 백악관을 방문했다.
구단주, 사장, 감독, 선수들까지 대부분 정장을 입고 왔지만 한 선수만은 예외였다. 구원투수 조 켈리만큼은 평범한 정장이 아닌 화려한 마리아치(멕시코 민속 악사) 의상을 입고 백악관에 등장했다. 사인 훔치기 논란을 일으킨 휴스턴에 공개적으로 위협구를 던지는 등 돌발 행동이 잦았던 조 켈리다운 행동이었다.
다만 단순한 돌발 행동은 아니었다. 디 애슬레틱은 6일 “당시 조 켈리가 입었던 옷은 다저스 팬 그로버 카스트로 씨의 것이었다”라며 숨겨진 이야기를 전했다. 카스트로는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를 통해 “애국가를 연주하러 다저 스타디움을 방문했다가 켈리의 유니폼과 마리아치 옷을 교환했다”라며 “5일 후 그 옷이 백악관에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옷을 교환하게 된 사연은 사소했다. 카스트로는 “애국가 연주를 위해 갔을 때 동료의 인사를 켄리 젠슨이 받아주며 투수진에게 연주해줄 수 있냐고 질문했다”며 “젠슨을 따라 투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외야에서 연주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켈리의 제안은 연주가 끝난 후에 나왔다. 켈리가 “여러분 중 한 명과 교환하고 싶다”고 제안하자 카스트로가 손을 들었다. 카스트로는 여벌의 옷을 따로 제작한 후 자신의 공연 의상을 켈리에게 전달해 교환을 마쳤다.
카스트로는 “선수단이 백악관에 처음 도착해 올린 영상만 봤을 때는 팬으로서 기뻤을 뿐이었다. 그런데 저스틴 터너가 켈리와 같이 찍은 사진이 올라오자 지인들의 연락으로 핸드폰이 쉴새 없이 울렸다”라며 “켈리가 인터뷰 때 내 옷을 입으면 멋질 것 같다고 농담한 적은 있지만 백악관에 입고 간 건 그 이상이다. 믿을 수 없이 멋지다”라고 기뻐했다.
다저스 팬인 카스트로에게는 켈리가 남다른 인연으로 남게 됐다. 카스트로는 “2018년 보스턴 소속으로 LA 다저스를 꺾고 우승했을 때는 정말 짜증 나는 선수였는데 지금은 정말 멋진 선수다”라며 “그가 어떤 팀에 속해 있든 응원할만한 선수다”라고 전했다. 켈리는 멕시코계 미국인 어머니를 둔 멕시코계 혼혈이기도 하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인 켈리는 이번 시즌 후 팀 옵션이 남아있지만 FA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15경기 평균자책점 1.11, 최근 7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셋업맨으로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