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 넘었지만 그날의 영광은 고스란히 남았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칸영화제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6일 오후 7시25분(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에서 제74회 칸국제영화제(Festival de Cannes·이하 칸영화제) 개막식이 치러진 가운데,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나란히 2년 전 그 무대에 다시 섰다.
송강호는 올해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전 일정을 함께 한다. 봉준호 감독은 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주인공으로 2년 2개월만에 다시 개최되는 올해 칸영화제 오프닝을 선언했다.
봉준호 감독이 무대에 오르자 칸영화제 공식 카메라는 여러 번 심사위원석에 앉아있는 송강호와 투샷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공백의 연결고리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던 '기생충' 주역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한 것은 칸영화제의 준비된 '계획'이었다.
칸영화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칸2020 오피셜 셀렉션(Official Selection)'이라는 명칭을 달고 공식 초청작 56편을 발표했을 뿐,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행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날 개막식 전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송강호는 "팬데믹이 너무나 위협적이어서 '올해도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적과 같이 이렇게 모여 인사드리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레드카펫 입성 전 "편안한 마음으로 왔다"고 밝힌 봉준호 감독은 오프닝 무대에서 "영화제는 멈췄었지만 시네마는 한번도 멈춘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자리에 모이신 위대한 영화인 분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74회 칸영화제는 6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펼쳐진다. 한국 영화는 '비상선언(한재림 감독)'이 비경쟁 부문에, '당신 얼굴 앞에서(홍상수 감독)'가 칸 프리미어 부문에 공식 초청돼 후반부 공식 프리미어 행사를 진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