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배우 신현수(32)가 MBN 주말극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에서 비운의 왕자 이대엽으로 안방극장의 심금을 울렸다. 사랑하는 여인 권유리(수경)를 끝내 사랑할 수 없고, 외숙부 이재용(이이첨)에게 이용만 당하다 목숨까지 잃는 안타까운 운명이었다.
신현수와 5년 만에 재회했다. 지난 2016년 JTBC 드라마 '청춘시대' 시즌1 종영 인터뷰 때 만났던 상황. 얼마나 달라졌는지 배우 신현수와 동시에 사람 신현수가 궁금해졌다.
과거 인터뷰를 언급하며 진행하자 신현수의 얼굴엔 어쩔 줄 몰라하는 당황스러움과 웃음이 이어졌다. 예나 지금이나 솔직하고 유쾌한 매력의 소유자였다. 특히 연기에 대한 열정은 더욱 뜨거워진 모습이었다.
-종영 소감은.
"오랜만에 시청자분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작품이기도 하고, 사극 역시 오랜만에 하는 거라 어떤 반응을 얻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많이 사랑을 받은 덕분에 5월부터 7월까지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결국 아버지 손에 죽었다. 출생의 비밀을 안 후 아버지를 쭉 '외숙'이라고 불렀는데 그때 처음으로 아버지라고 부르며 날 딱 한 번이라도 진짜 아들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냐고 묻는데 그 자체가 대엽이스러운 엔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엽이란 인물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지 않았나.
"처음에 '보쌈'이라는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제가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들의 결과는 다른 인물이라 끌렸다. 감정선의 폭 차도 컸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이뤄지는 상황들이 재밌을 것 같았다. 처음엔 흥미로 택했다면 하다 보니 연민을 느꼈다. 결핍이 많은 인물이라 채워나가며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중반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대엽의 감정을 다루다 보니 나 자체도 외로워졌다. 그런데 그 요소가 연기적인 방해나 이물감으로 느꼈진 게 아니라 그 감정을 고스란히 대엽을 연기할 때 이용할 수 있어 좋았다. 외로움 자체가 많은 도움이 됐다. 대엽도, 신현수도 성장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더욱 성장했다고 느끼는 포인트가 있다면.
"1번 주인공으로도 몇 작품을 했었고 이제 좀 어떤 인물을 이끌어가는데 큰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있어 어려움이 없다.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명확한 선이 보이게 됐다. 배우로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처음부터 결말까지 알고 촬영에 들어갔다. 엔딩을 알고 있었기에 연극할 때처럼 인물의 방향성을 그려가며 연기할 수 있었다. 18회 때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데 그전까지 과할 정도로 감정의 폭을 가져가면 뒷부분이 안 살 수 있으니 최대한 감정을 누르면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운용이 가능해졌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어떤 점에 집중해서 연기했나.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대엽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어 더욱 시청자들에게 잘 소개해주고 싶었다. 선택들을 하는 데 있어 정당화를 시켜주고 싶었다. 자기의 온 세상이 수경이었고, 수경이란 세계가 존재하지 않으면 존재할 의미가 없는 친구였다. 자신의 운명을 알고 나서는 이젠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도 되니 오직 그녀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었다. 일차원적으로 수경을 마냥 좋아해서 그런다기보다 대엽의 서사를 좀 더 잘 설명해주기 위해 집중해 연기했다."
-첫 사전 제작드라마였다고 들었다.
"그 전엔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연기하니 주위 반응을 읽고 했는데 이번엔 사전 제작 드라마이다 보니 계속 '내가 과했나?' 체크하는 순간들이 생기더라. 그래서 첫 방송될 때 더 떨렸다. 이게 6이 될지 1이 될지 모르지 않나. 최대한 열심히 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어 안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