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백화점 등 유통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 4차 대유행 기미를 보이면서 지난해 업계를 덮쳤던 '셧다운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눈치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12명으로, 전날(746명)보다 무려 466명 늘었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 연말 '3차 대유행'의 정점(12월 25일 124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이자, 약 6개월 보름만의 1200명대 기록이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하자 유통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당장 백화점 등에서도 잇따라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자칫 대형 유통 업체가 4차 유행 진원지가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실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관련 확진자는 이날 47명에서 계속 늘고 있다. 무역센터점에서는 지난 4일 직원 2명이 처음 확진된 이후 직원과 지인 등이 잇따라 감염됐다.
확진자가 잇따르자 무역센터점은 7∼8일 임시 휴점하기로 했다. 무역센터점은 이미 이달 5일 휴점한 데다 전날에도 오후 3시에 조기 폐점하면서 나흘 가까이 문을 닫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2월 롯데백화점 본점이 이틀간 문을 닫은 적은 있으나 이처럼 길게 휴점하는 것은 백화점 업계에서 처음이다.
다른 백화점과 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는 지난 6일 매장 직원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매장을 폐쇄하고 방역 조치를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 2일 계산대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매장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이마트 본사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5일 직원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사무실을 임시 폐쇄하고 직원들 모두 검사를 받았다.
유통가에서는 셧다운 공포와 더불어 모처럼 살아난 소비 불씨가 다시 꺼질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앞두고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등 매출 확대를 추진했지만, 자칫 지난해처럼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불안감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가 7월을 ‘터닝 포인트’로 간주하고 대규모 세일 행사와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승부수를 띄우려 했다”며 “이제는 하반기 매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업계는 부랴부랴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전 직원에게 KF94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롯데마트는 그동안 직원들에게 KF94 마스크나 덴탈마스크 중 하나를 쓰도록 했지만, 방역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KF94 마스크만 쓰도록 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는 일단 기존 방역 조치를 유지하면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 등에 따라 방역 강화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점포마다 매일 매장을 소독하고 출입구에 상주 인력을 배치해 고객들에 대한 발열 체크 등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일부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라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