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코로나19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1군 선수단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와 파장이 일파만파 커졌다. KBO는 12일 열리는 긴급 이사회에서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코로나19의 불씨는 지난 8일 야구계 한복판에 뚝 떨어졌다. 한화(2~4일)와 NC(6~8일)가 잠실 원정 때 선수단 숙소로 쓰는 호텔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KBO는 곧바로 잠실 두산 베어스-NC전과 대전 한화 이글스-KIA 타이거즈전을 취소했고, 두 팀 1군 선수 전원은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았다.
이튿날인 9일, 결국 우려하던 일이 생겼다. NC 선수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과 함께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선수 두 명은 최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재검사 대상으로 분류됐다. NC 선수단은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위해 이동한 또 다른 숙소에서 격리 생활을 시작했다.
동시에 두산 1군 선수단도 잠실 LG 트윈스전을 미루고 전원 PCR 검사를 받았다. NC와 6~7일 맞대결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경기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상대 팀 선수와 수 차례 접촉한다. 아니나 다를까. 10일 두산에서도 다시 확진자 두 명이 나왔다. 전날 재검사 한 NC 선수 두 명 중 한 명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예상을 뛰어넘는 확진 릴레이에 전 구단이 화들짝 놀랐다. 확진 판정을 받은 두산 선수 한 명이 "지난 주말부터 열은 없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말해 2~4일 두산을 만난 KIA 타이거즈 선수단도 전원 코로나 19 검사 대상자가 됐다. 10일 잠실과 고척은 물론이고, 광주(KIA-KT 위즈) 경기도 열리지 못했다.
그 사이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도 나왔다. 걱정은 현실이 됐다. NC와 두산 선수단의 역학조사를 진행한 3개 보건소 중 한 곳에서 "두 팀 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올림픽 야구대표팀 예비 엔트리 포함 선수)를 제외한 1군 선수단 전원의 자가격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KBO는 지난 3월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을 만들면서 "구단 내 확진자가 나와도 자가격리 대상자를 제외한 대체 선수로 중단 없이 운영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이 원칙을 그대로 따르면 NC와 두산은 전반기 남은 6경기를 사실상 2군 전력으로 치러야 한다.
다만 이 매뉴얼에는 "엔트리 등록 미달 등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면,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리그 중단 기간은 '확진 발생 시부터 3주(자가격리 2주+연습기간 1주)를 고려한다"고 명시했다. KBO리그는 19일 올림픽 브레이크에 돌입하고, 다음달 8일 후반기를 시작한다. 팀당 6경기씩 뒤로 밀리는 셈이다.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인 각 구단은 리그 강행과 중단 여부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혼란의 발원지인 NC와 두산은 역학조사 소견을 들은 뒤 "이 정도 규모의 이탈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앞장서 '리그 중단'을 주장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결국 KBO는 부랴부랴 긴급 실행위원회를 소집했다. 11일 오전 10개 구단 단장이 참석(KIA,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단장은 화상으로 참여)해 리그 진행 여부를 논의했다. 단장들은 일단 "당일(11일) 경기부터 전면 중단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지택 KBO 총재는 "이사회에서 더 논의해보겠다"며 결정을 유보했다. 이에 따라 잠실과 고척을 제외한 11일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최종 결론은 12일 열리는 KBO 긴급 이사회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