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영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개인 올 시즌 최다 이닝(7)을 소화하며 무실점 투구를 했다. 지난 4월 27일 등판한 광주 한화전부터 12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막아냈다. 5월 22일 대구 삼성전부터 6월 23일 KT전까지는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6월 이후 등판한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같은 유형(우완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2.97)·고영표(3.75)·한현희(4.06)보다 좋은 성적을 남겼다.
개인 성적만 좋은 게 아니다. 팀 기여도도 높았다. 임기영은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이 팔꿈치 부상으로 동반 이탈한 6월, KIA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주며 분투했다. 한 번도 4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저조했던 탓에 승수 추가는 한 번에 그쳤지만, 임기영은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KIA가 6연패 기로에 놓였던 6월 23일 KT전에서는 6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KIA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 초반에는 불안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10일 광주 NC전에서는 3⅔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8점을 내줬다. 16일 인천 SSG전에서도조기강판(3⅔이닝 4실점)됐다. 그러나 5월 9일 광주 두산전을 기점으로 투구 내용이 좋아졌다. 가장 큰 변화는 볼넷 감소. 임기영은 두산전에서 5⅔이닝 동안 볼넷은 1개만 내줬다. 앞선 4경기는 경기당(9이닝 기준) 5.30개를 기록했다. 이후 8경기에서도 한 경기에 3볼넷 이상 기록하지 않았다. 사사구가 없는 경기도 네 번이나 있었다. 6월 이후 경기당 볼넷은 1.47개에 불과하다.
임기영은 "경기 내용이 안 좋았던 개막 초반을 돌아보면 항상 볼넷이나 사구가 문제가 됐다. 실점이나 안타를 내줘도 '볼넷만큼은 주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타자와 승부한다. 무조건 공격적으로 나선다. (타자가) 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반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전했다. 팀 후배 투수들에게도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투구를 강조하고 있다고.
KIA는 한때 리그 최하위(10위)까지 떨어졌지만, 전열 정비를 해내며 후반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7월 치른 6경기 모두 승리했다.
최형우, 프레스턴 터커 등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했던 주축 타자들이 돌아왔다. 에이스 브룩스도 복귀전(1일 NC전)을 잘 치른 뒤 9일 KT전에서는모처럼 승리 투수가 됐다. 선발진 밸런스가 좋아졌고, 야수진의 득점 지원도 향상됐다. 임기영은 퀄리티스타트를 8번이나 기록하고도 올 시즌 2승에 그쳤다. 그러나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이제 승수 쌓기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