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0·스위스)도 도쿄에 가지 않는다. 스타들의 도쿄 올림픽 불참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페더러는 14일(한국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잔디 코트 시즌 동안 불행하게도 무릎에 문제가 생겼다. 도쿄 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스위스를 대표한다는 것은 영광이었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페더러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단식에선 한 번 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도 무릎 부상으로 불참했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으나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페더러 뿐만이 아니다.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함께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20회) 기록을 보유한 라파엘 나달(스페인)도 지난달 불참을 결정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 이후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윔블던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을 제패한 조코비치도 "50대50"이라며 도쿄행을 고민 중이다. 조코비치는 US오픈을 우승하면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여기에 도쿄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내면 남자 선수 최초로 '골든 슬램'까지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무관중 경기, 코로나 19 문제 등으로 주저하고 있다. 자칫하면 '빅3'가 모두 빠진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
세리나 윌리엄스도 도쿄에 가지 않는다. 윌리엄스는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딸 올림피아를 데려가기 어려운 사정 때문으로 추측된다. 세계랭킹 4위 소피나 케닌(미국), 5위 비앙카 안드레스쿠(캐나다), 시모나 할렙(9위·루마니아)도 불참한다.
'드림팀'으로 불리는 미국 농구 대표팀도 당초 예상보다 스타들의 참여가 줄었다.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휴식을 이유로 빠졌다. 케빈 듀랜트(브루클린 네츠)가 그나마 합류했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축구도 대형 스타들의 참여가 속속 무산됐다. 모하메드 살라(이집트)는 올림픽 출전을 강하게 희망했지만 끝내 소속팀 리버풀로부터 허락받지 못했다. 올림픽이 1년 연기 되지 않았다면 참가했을 가능성이 높았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네이마르(브라질)도 유로와 코파 아메리카로 이어지는 강행군 때문에 도쿄행을 포기했다. 육상 여자 100m에서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5·자메이카)와 신구 육상 여제 대결이 기대됐던 샤캐리 리차드슨(21·미국)은 징계를 받아 도쿄에 못가게 됐다. 리차드슨은 최근 도핑 검사에서 마리화나 복용 사실이 밝혀졌다.
정치적인 사유로 올림픽 3연패가 무산된 선수도 있다. 역도 여자 76㎏ 세계 최강 림정심이다. 2012 런던(69㎏)·2016 리우(76㎏)에서 금메달을 따낸 림정심(28)은 북한이 코로나 19를 이유로 불참하면서 도전조차 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