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1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1,2루 정은원이 1루에서 웃고 있다. 대전=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6.14/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 키스톤콤비 한 자리가 공석이 됐다. 대체 인원 선발에 관심이 쏠렸다.
사상 초유의 KBO리그 중단 사태는 NC 주축 선수단의 안일한 행동이 초래한 결과다. NC 구단은 14일 황순현 대표이사, 소속 선수 박석민의 사과문을 전했다. 박석민·박민우·이명기·권희동 등 주축 선수 4명이 '숙박 시설 정원 초과 입실 금지' 방역지침을 위반했다. 한 방에 4명 이상 모여 술을 마셨다. 지인 2명까지 동석했다.
외부인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백신을 맞은 박민우를 제외한 선수 3명도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사이 NC 선수단 60% 이상 밀접접촉자로 분류됐고, KBO리그는 긴급 이사회를 거쳐 중단을 결정했다.
NC 구단은 최초 확진자가 나왔을 때는 소속 선수들의 방역지침 위반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 의구심이 제기되자, "확인 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강남구청이 방역수칙 위반뿐 아니라 역학조사에서 동선까지 허위로 진술한 정황이 포착된 관련자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자, 결국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박석민은 사과문, 김종문 NC 단장은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직무에서 배제된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박민우는 스스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 왼쪽 손가락 부상도 언급했다. 예견된 수순, 마땅한 결단이다. .
2021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kt위즈의 경기가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이천웅의 타구를 유격수 심우준이 잡아 달려나오며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6.30/ NC는 이번 사태를 천천히 그리고 제대로 감당해야 한다. 당장 나아가야 할 쪽은 대표팀이다. 박민우가 빠진 자리를 메워야 한다. 최주환(SSG), 김혜성(키움) 등 2루수를 맡을 수 있는 선수가 남아 있지만, 두 선수 모두 프로 데뷔 뒤 국제대회 경험이 일천하다.
수비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대체 선수의 주 포지션을 2루수로 한정한다면 한화 정은원과 롯데 안치홍이 꼽힌다. 안치홍은 박민우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 선수다. 전반기 타율 0.325를 기록했고, 수비 실책(2개)도 적은 편이다
정은원은 대표팀 탈락에 볼멘소리가 나올 만큼 한국 야구 내야진의 대표 기대주로 꼽힌다. 전반기 타율(0.302)도 나쁘지 않다. 2루수로 소화한 이닝(594⅔이닝)은 전반기 리그 주전 2루수 중 가장 많았다. 실책(6개)도 이닝 대비 많은 편은 아니다. 젊은 선수에게 국제 대회 경험을 부여해야 한다는 대의에도 적합한 선수다.
KT 심우준도 괜찮은 대안이다. 그는 프로 데뷔 뒤 2루수로는 32⅓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2루수로 내세울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최주환을 주전으로 고정하고, 백업 요원 한 명을 발탁해야 한다면 가장 좋은 카드다. 유격수와 3루수를 커버하면서 대수비·대주자 요원으로 활용 폭을 넓힐 수 있다. 심우준은 지난해 도루왕을 차지했을 만큼 주루 능력이 뛰어나고, 유격수 수비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최종 엔트리 발표 뒤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동기 부여가 되면 타석에서도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