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은 전반기를 보낸 류현진(34·토론토)은 후반기 반전을 노린다. 5월까지 좋았던 페이스(5승 2패 평균자책점 2.62)가 6월 이후(3승 3패 평균자책점 4.91) 흔들렸다. 지난해 주 무기였던 체인지업과 커터가 모두 흔들렸다. 피안타율이 0.185였던 체인지업은 0.256으로, 0.200이었던 커터는 0.248로 올랐다. 전반기 막판 투구 이닝 조절, 불펜 투구 등으로 되살렸던 체인지업을 지켜야 좋았던 봄으로 돌아갈 수 있다.
후반기에 강했던 점, 홈구장 복귀도 기대요인이다. 류현진은 MLB 통산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3.14였지만 후반기 동안은 2.88을 기록 중이다. 통산 월별 평균자책점도 7월 3.69, 8월 2.96, 9월 2.77로 날이 선선해질수록 강해졌다. 캐나다 정부가 북미 스포츠 입국을 다시 허락하고 있어 악천후, 작은 크기, 떠돌이 생활을 겪어야 했던 마이너리그 구장 신세를 탈출해 로저스 센터로 돌아갈 수 있을 전망이다.
반대로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좋아지는 모습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시즌 초 이닝 소화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7월 두 경기를 13이닝 평균자책점 0으로 마쳤다. 기존에 던지던 두 종류 슬라이더에 체인지업까지 더해 팔색조 투수로 변신한 것이 성공했다. 시즌 4승(5패)에 평균자책점도 3.11까지 끌어내려 잭 플래허티가 이탈한 선발진을 아담 웨인라이트를 잇는 2선발로 지키는 중이다. 운이 따랐다던 지난해 평가를 2년 차에 실력으로 증명 중이다.
선발로 이닝 소화력을 보여준다면 호성적 유지는 물론 가을 무대와 FA까지도 기대할 만하다. 슬라이더-체인지업 레퍼토리를 지킨다면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너끈히 해내는 투수가 될 수 있다.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졌지만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3점대 선발 투수는 모든 팀이 필요로 한다. MLB.com 등 현지 매체들도 김광현을 유력한 매물로 꼽았다. 정규시즌과 가을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한다면 MLB 선발투수로 잔류도 유력하다.
백업 자리를 수행 중인 최지만(30·탬파베이)과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기회가 왔을 때 살려내야 한다. 우투수를 저격해야 하는 최지만은 우투수 상대 3홈런 타율 0.241 OPS 0.755에 불과하다. 내야 유틸리티로 입단한 김하성은 수비는 합격점이지만 타격이 아쉽다. 2루수 12경기, 3루수 17경기, 유격수 25경기에 나와 주전 내야수들의 부상을 채웠지만 타격 성적은 5홈런 타율 0.208 OPS 0.618에 불과했다. 두 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만큼 제 역할을 완수해야 가을 무대에서 중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