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상우, 오승환, 고우석.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는 마무리 투수가 세 명이나 뽑혔다. 오승환(삼성)과 조상우(키움) 고우석(LG)이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오승환을 마무리로 기용하고, 나머지 두 투수를 승부처에 다소 일찍 투입할 구상을 밝혔다.
6월 중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이번 대표팀 마무리 투수는 조상우와 고우석 두 명이었다. 하지만 한현희(키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대표팀에서 자진 하차하자,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오승환이 구원 투수로 합류했다.
관심을 모은 대표팀 클로저는 오승환이 맡는다. 김경문 감독은 "오승환을 이번 대표팀 마무리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승환은 KBO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오승환은 올 시즌에도 세이브 부문 1위(27개)를 질주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4월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으나, 5월 이후 평균자책점 1.30으로 든든하다.
조상우와 고우석의 활용폭은 다양하게 가져갈 전망이다. 김 감독은 "상대팀과 타순에 맞춰 조상우나 고우석을 앞으로 당겨 미리 투입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강속구를 던지는 조상우와 고우석을 승부처 상황에서 조기 투입해 분위기를 갖고 온다는 전략이다.
이는 이번 대표팀의 투수 구성과도 연관된다. 총 11명의 투수 중 국제 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선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오랫동안 국제대회에서 좌완 에이스로 활약한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이 모두 자리를 비웠다. 대신 최원준(두산)과 고영표(KT) 박세웅(롯데) 원태인(삼성) 김민우(한화) 이의리(KIA) 등 각 팀 선발 투수가 합류했다. 공교롭게 이들 모두 프로 선수로 구성돼 국제대회에 나선 경력이 전무하다. 박민우(NC)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신인 김진욱(롯데)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국제대회 경험을 갖춘 오승환과 조상우·고우석, 그리고 차우찬까지 불펜진을 적극 활용할 심산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예전에 단기전에서 상대 투수를 공략하지 못해 이닝일 흘러가다 패한 적이 있다"며 "우리가 (먼저 선제점을 뽑아) 앞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단 승기를 잡으면 강한 투수를 앞쪽에 투입해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