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앱 사업자에게 인앱결제(구글 결제시스템 의무화)를 강제해 수수료(30%)를 부과하는 것을 막는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이달 중 처리될 전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일 오전 제3차 안건조정위원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오후 전체회의에서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TBS 감사 청구를 요구하며 모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작년 하반기부터 7개의 법안이 발의됐다.
앱마켓이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거나 다른 플랫폼에 콘텐트를 제공하지 못 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또 앱 사업자에게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하는 사례를 막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를 어겼을 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필요한 조처를 내릴 수 있다.
지난 15일 2차 안건조정위에서 의견이 갈렸던 '콘텐트 동등접근권'은 법안에서 빠졌다.
콘텐트 동등접근권은 서비스 제공자가 모든 앱마켓에 앱을 등록하도록 명시했다. 그런데 앱 사업자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으며, SK텔레콤의 앱마켓 '원스토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여당은 이달 중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구글은 10월 예정이었던 인앱결제 적용을 돌연 6개월 연기했다.
지난 19일 구글은 개발자 블로그에서 인앱결제 도입 정책의 유예기간을 내년 3월 31일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구글은 "코로나19 팬더믹으로 개발사들이 평소보다 해당 정책과 관련된 기술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개발사 상생을 앞세운 것처럼 보이지만, 자국에서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전략 재수립을 위해 시간 벌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국 36개주와 워싱턴DC는 최근 안드로이드 시장을 독점한 혐의로 구글을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 게임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데이트 앱 '틴더' 개발사 매치그룹은 앱공정성연대(CAF)를 만들어 대항하고 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