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이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야구대표팀 훈련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7.20/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의식했을까. 차우찬(33·LG)은 도쿄올림픽 출사표를 전하는 자리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컨디션을 언급했다. "가장 좋은 몸 상태"라고 자신했다.
차우찬은 21일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네 번째 공식 훈련에 앞서 미디어 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차우찬은 이 자리에서 대표팀에 선발된 소회,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컨디션 그리고 대표팀 생활과 도쿄에서의 각오를 두루 전했다.
차우찬은 지난달 16일 발표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명단(24명)에 선발됐다. 그는 지난해 7월 왼 어깨 부상을 당한 뒤 5월까지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6월 6일 복귀 뒤 두 차례 등판에서 호투하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대표팀 발탁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굳이 부상 재발이라는 불안 요소를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대표팀에는 왼손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지난해 리그 정상급 투수로 거듭난 구창모(NC)는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이 더뎠다. 양현종과 김광현은 미국 무대에 진출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경험이 많은 왼손 투수가 필요했고, 차우찬을 선택했다. 차우찬이 6월 26일 삼성전, 7월 5일 한화전에서 부진하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거듭 믿음을 보냈다.
차우찬도 자신감을 보였다. 21일 공식 인터뷰에 나선 그는 "전반기를 마치고 충분히 긴 시간을 얻었고, 그사이 컨디션 관리를 잘해냈다. 공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 가장 좋은 몸 상태다"라고 전했다. 닷새 동안 대표팀 공식 훈련을 지휘한 김경문 감독도 "몸이 안 좋았다면, 차우찬이 나에게 직접 얘기했을 것이다. 그런 성격을 가진 선수다. 몸 관리를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투도 가능하다. 상황에 맞게 활용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차우찬에게도 도쿄올림픽은 의미가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부상 탓에 집에서 TV로 선배들의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응원하던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
차우찬은 "올림픽 무대를 향한 꿈은 있었지만, 정말 발탁돼 놀랐다"며 웃어 보인 뒤 "운동선수들에게는 가장 큰 무대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올림픽이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선호하는 포지션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불펜 투수로 나설 수 있기 때문에 맞춰서 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국 야구는 위기다. NC·한화·키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선수들이 나왔고, 이들이 방역당국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허위·누락 진술을 하며 사회적 질타를 받고 있다. 대표팀도 첫 소집부터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훈련했다.
차우찬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와는 분위기기 다른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변명으로 삼을 생각은 없다. 그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라며 선전 각오를 재차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