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파빈. 사진=게티이미지 한쪽 다리를 들고 100㎏이 훌쩍 넘는 역기를 들고 서있는 역도 선수가 있다.
리 파빈(28·중국)은 25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역도 남자 61㎏급 결선에서 인상 141㎏, 용상 172㎏, 합계 313㎏을 들어 1위에 올랐다. 용상, 합계에서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2위 에코 율리 이라완(32·인도네시아)과의 격차는 11㎏였다. 이라완은 합계 302㎏(인상 137㎏, 용상 165㎏)을 들었다.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한 파빈은 용상 도전에서 신기한 동작을 취했다. 역기를 어깨높이로 올리는 클린(clean) 동작에서는 역도 경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작이었으나,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저크(jerk) 동작에서는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파빈은 166㎏ 역기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서는 오른쪽 발을 앞으로 뻗은 후 제자리에 위치하는 동작을 취했다.
자칫하면 균형이 무너져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정작 파빈은 리프트가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고 느낄 때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하는 동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순간적인 실수로 균형을 잃을 뻔했지만 훈련 중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같은 동작을 취했었다. 팬들은 파빈을 향해 ‘플라밍고(홍학)’라는 별명을 지었다.
파빈은 자신의 행동을 따라 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도 섞었다. 파빈은 “나는 매우 강한 코어 근육을 갖고 있다”라면서도 “이러한 동작이 관중을 재밌게 한다는 것은 알지만, 사람들에게 같은 행동을 하라고 권하지는 않는다. 자칫하면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가디언’도 파빈의 역도 동작을 소개하면서도 “집에서는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라고 전했다.
파빈은 인상 1차에서 137㎏에 실패했지만, 2차에서 다시 도전해 성공했다. 3차에서는 무게를 141㎏으로 더 늘려 성공했다. 용상에서는 1차 166㎏, 2차 172㎏에 성공했다. 용상 3차에서 178㎏에 도전했지만, 역기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2위 율리 이라완은 인상 1차 137㎏, 용상 1차 165㎏에 성공한 후 인상에서 141㎏, 용상에서 177㎏에 두 번씩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