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8일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올림픽 A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짜릿한 9회 말 끝내기 역전승이었다. 일본은 1-3으로 뒤진 채 9회 말을 시작했으나, 사카모토 하야토의 끝내기 안타로 개막전에서 올림픽 첫 승리를 거뒀다.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도미니카공화국 선발투수 C.C 메르세데스(27·요미우리)의 구위에 막혀 일본 대표팀 타자들은 좋은 타구를 생산해내지 못했다. 메르세데스의 제구력이 돋보였다. 메르세데스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올 시즌 5승 1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상대 투수에 막혀 타선이 터지지 않은 건 도미니카공화국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3·오릭스)도 강속구를 앞세워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이날 경기서 야마모토는 6이닝 동안 2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NPB에서 올 시즌 9승 5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 중이다. 퍼시픽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문 1위다.
선제 득점은 도미니카공화국의 몫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일본 두 번째 투수 아오야기 고요를 상대로 후안 프란시스코와 에릭 메히아가 안타를 때려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제이슨 구즈만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찰리 발레리오가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내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일본도 반격에 나섰다. 7회 말 아사무라 히데토의 안타와 야나기타 유키의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1루 땅볼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일본은 1-2로 뒤진 8회 말 1사 2루에서 요시다 마사타카가 좌익수 앞 안타를 때렸으나, 2루 주자 야마다 데쓰토가 홈에서 아웃됐다. 일본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도미니카공화국 좌익수 요한 미제스의 송구가 완벽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9회 초 구리바야시 묘지를 상대로 1사 1·3루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9번 타자 구스타보 누네즈의 우중간 2루타가 나오면서 다시 2점 차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도미니카공화국은 2014년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하이로 어센시오가 무너졌다. 어센시오는 9회 말 일본에 집중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고, 1사 만루에서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줘 팀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일본 언론은 ‘사무라이 재팬’의 극적인 승리에 극찬을 보냈다. 스포츠호치는 “마지막 순간에 드라마가 펼쳐졌다. 이 기세 그대로 금메달을 향해 행보를 밟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더 다이제스트는 “금메달 쟁취를 위해 일본 야구 대표팀이 극적인 첫 승을 장식했다”며 승리 소식을 전했다. 스포니치아넥스도 “일본 야구대표팀의 올림픽 승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 중국전 이후 4726일 만이다”고 전했다.
일본 대표팀 선수들의 소감도 전해졌다. 선발 투수 야마모토는 “첫 경기는 굉장히 중요한 일전이 되기 때문에 정신을 제대로 차리고 마운드에 올랐고”고 소감을 밝혔다.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사카모토는 “수동적인 태도가 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초구부터 과감하게 가려고 했다”며 “오늘의 승리로 조금 좋은 분위기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야나기타도 “다음에도 이길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한마음으로 가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