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이 이스라엘에 신승을 거두고 도쿄올림픽 첫 승을 거뒀다. 미국전 숙제를 확인했다.
한국은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홈런으로만 두 차례 동점을 만들고, 오지환이 역전 적시타를 치며 앞서갔다. 그러나 9회 초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 승부치기에서 운이 따랐다. 2사 2·3루에서 연속 사구를 얻어내며 경기를 끝냈다.
이스라엘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됐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1차전에서 1-2로 일격을 당한 탓에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의 경계심이 컸지만, 이 점을 감안해도 이스라엘전 패전은 '참사'로 여겨질만큼 승리 기대치가 높았다.
이스라엘에 현역 메이저리거는 없었다. 그러나 KBO리그 대표 영건뿐 아니라 최고의 마무리 투수까지 메이저리그(MLB) 출신 베테랑 타자들에게 일격을 당했다.
선발 투수로 나선 원태인은 0-0으로 맞선 3회 초 1사 2루에서 이안 킨슬러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슬라이더가 통타당했다. 킨슬러는 MLB에서 1888경기에 나선 선수다. 올스타 4회, 골드글러브(2루수) 2회를 수상했다. 2019시즌을 끝으로 MLB에서는 은퇴했지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독립리그에 입단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 경기에서 홈런뿐 아니라 날렵한 수비도 해내며 전성기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한국 에이스 원태인도 일격을 당했다.
최원준도 한 방을 허용했다. 4회 초 무사 1루에 등판한 그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지 처리했고, 5회도 삼자범퇴로 막았다. 그러나 6회 1사 뒤 대니 발렌시아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2사 뒤 상대한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좌중간 투런 홈런을 맞았다.
라반웨이는 2017 WBC에서도 선발 포수로 나선 선수다. MLB에서도 10시즌 동안 몸담았다. 실투는 놓치지 않았다.
라반웨이는 오승환도 공략했다. 한국은 2-4로 뒤진 7회 말 이정후와 김현수가 백투백 홈런을 치며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2사 2루 기회에서 오지환이 우중간 적시타를 치며 5-4로 역전했다. 8회는 두 팀 모두 무득점. 그러나 한국이 승리를 목전에 둔 9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라반웨이가 오승환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빅리그 경험이 있는 베테랑 타자를 향한 경계 경보가 울렸다. 킨슬러, 라반웨이 두 타자의 영향력이 한국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31일 상대하는 미국도 그런 타자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244경기에 나선 토드 프레이저다. 2016시즌 40홈런을 기록한 타자다. 이름값으로는 킨슬러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