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의 강백호는 도쿄올림픽 7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308(26타수 8안타)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숫자다. 중요한 순간에 타점도 올렸다. 4일 열린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전에서 0-2로 지고 있던 6회 초 무사 2루에서 일본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포크볼을 공략해 1타점 좌전 안타를 쳤다. 7일 도미니카공화국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5-5 동점이었던 5회 말 2사 1·2루에서 상대 에이스 크리스토퍼 메르세데스를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쳤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친 장면이 더 많았다. 지난 5일 결승행 티켓을 두고 상대한 미국전이 그랬다. 한국이 0-1로 지고 있던 3회 초 1사 1루에서 박해민이 희생 번트로 주자 김혜성을 2루에 보냈다. 강백호는 이 상황에서 미국 선발 투수 잭 라이언을 상대로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강백호는 미국전에서 한국이 1-2, 1점 차로 추격한 5회 초 1사 1·2루에서는 바뀐 투수 라이더 라이언을 상대로 병살타를 쳐서 역전 기회에 찬물을 끼얹었다. 1일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도 성급한 승부가 아쉬웠다.
강백호는 올 시즌 KBO리그 전반기 타율 1위(0.395)다. 국내 리그에서는 강백호가 당겨쳐서 만드는 강한 타구를 막기 위해서 상대 팀 대부분 우편향 수비 시프트를 가동한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서는 우측으로 향한 장타가 없었다.
동메달 결정전인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는 강백호의 태도가 문제가 됐다.
한국이 6-10으로 끌려가던 8회 초, 강백호가 더그아웃에 기대어 심드렁한 표정으로 껌을 씹는 표정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를 본 박찬호 KBS 해설위원이 "강백호의 모습이 잠깐 보였는데요. 이러면 안 됩니다. 더그아웃에서 계속 파이팅하는 모습, 질지언정 우리가 보여줘서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줘선 안 됩니다. 계속해서 파이팅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과 더불어 이 장면은 팬들의 큰 비난을 받았다.
강백호는 도미니카공화국전 후 인터뷰에서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줬는데 내가 거기에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 다음 대회에서는 더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멋진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