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마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이번 주 다시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에 나선다. 추석 연휴 전 타결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오는 10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다. 합법적인 파업 권한을 확보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앞서 기아 노조는 지난달 20일 사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며, 중노위는 같은 달 30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급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정년연장(최대 만 65세), 노동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아직 별도의 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GM 노조는 오는 10일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고 잠정합의안 부결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다. 노조는 간부회의 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파업과 특근 거부 등 쟁의행위 돌입 여부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22일 14차 교섭에서 기본급 3만원 인상과 450만원의 일시금 지급 등의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노조가 지난달 26~27일 진행한 조합원 대상 투표에서 51.15%가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노조 측은 월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 등 1000만원 이상의 일시금 지급을 요구해 왔다.
작년 임단협을 아직 끝내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도 이번 주 본교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측은 2020·2021년 임단협 통합 교섭, 기본급 동결 보상금 200만원과 생산성 격려금 1인당 평균 200만원 등 총 800만원의 일시금 지급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며 맞서 휴가 전 잠정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이번 주 사측의 추가 제시안을 보고 쟁의행위 찬반투표 실시 여부 등을 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 '맏형' 격인 현대차 노사가 3년 연속으로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기아 등 다른 완성차 업체의 교섭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위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나머지 업체가 '노조 리스크'를 털어내고 미래차 전환 등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