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눈앞에 둔 8연승을 놓쳤다. 기대 이상으로 호투한 마운드 기대주의 승리도 무산됐다. 볼넷 허용이 빌미가 됐다.
KIA는 지난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7-7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KIA는 올림픽 브레이크 전 치른 6경기에서 모두 승리했고, 리그 재개 첫 경기였던 10일 한화 1차전도 4-1로 승리했다. 8연승을 노렸지만, 목전에서 무산됐다.
8회까지도 KIA의 공·수 흐름은 완벽했다. 타선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경향 없이 상, 하위 타순 타자가 전반적으로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4회 4득점 빅이닝을 만든 뒤 7·8회도 각각 1점과 2점씩 추가 득점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선발 투수 김현수의 무실점 호투. 5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상대 외국인 투수 닉 킹험(6이닝 4실점)에 판정승을 거뒀다.
이 투수는 2020년 2019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에 롯데의 지명을 받은 유망주. 2020년 1월 롯데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며 이적한 안치홍의 보상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 유망주로 평가됐지만, 안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애런 브룩스의 대체 선발로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브룩스는 지난 8일 해외 배송을 신청한 전자담배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되며 관련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인정하며 구단과의 임의탈퇴를 받아들였다.
KIA는 이 경기 8회까지 7-1로 앞섰다. 8연승에 다가섰다. 그러나 이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불펜진이 9회만 6점을 내준 것. 외야수 이창진과 내야수 강경학을 투입, 수비를 강화했지만, 투수의 볼넷 앞에서는 소용없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이승재가 볼넷만 3개를 내주며 만루를 자초했다.
이승재가 장지승과의 승부에서 초구로 볼을 던지자, 벤치가 결국 움직였다. 김현준이 투입됐다. 그러나 다시 볼넷 허용. 밀어내기 실점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김현준은 후속 이도윤에게 중전 적시타도 허용했다.
결국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나섰다. 브레이크 기간 충분히 휴식한 정해영이지만, 전날(10일) 경기에도 등판한 바 있다. 정해영은 이성곤을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태그업 뒤 홈으로 쇄도한 3루 주자의 득점은 막지 못했지만, 최선이었다.
이 상황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7-4, 3점 리드 상황에서 정해영이 최재훈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7-7 동점.
정해영은 후속 하주석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지만, KIA 타선은 이어진 마지막 공격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KBO는 후반기 연장전을 폐지했다.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파문으로 전반기 정해진 경기 수를 채우지 못했다. 144경기 완주를 위한 조처 중 한 가지다. KIA도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동점을 허용한 빌미는 볼넷이다. 마운드 위 투수는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벤치의 투수 교체 타이밍도 다소 늦었다. 비교적 수월하게 다득점 기회를 얻은 상대는 기세가 올랐다. 가장 안 좋은 흐름 속에서 내준 동점이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까지 나서게 된 상황만으로 KIA는 손해를 본 경기였다.
팀 상황도 반영됐다. 현재 필승조 일원 다수가 부상 재활 치료 중이다. 최대한 주축 불펜 투수 소모를 막으려 한 맷 윌리엄스 감독의 의중이 이해도 된다. 그러나 이게 현주소다. 불펜 내부 전력 격차가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