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리그가 재개한 이후 6일 동안 27경기가 열렸는데 그중 4경기가 무승부 경기였다. 전반기 3개월여 동안 무승부는 3경기뿐이었는데, 후반기 일주일 만에 그보다 많은 4경기가 쏟아졌다.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선수 속출로 지난달 12일 리그가 중단됐고, 도쿄올림픽 휴식기까지 이어지면서 한 달이나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후반기 리그 일정이 빡빡하다고 판단해 연장전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9회까지 승패가 나지 않을 경우 무승부가 되면서, 순식간에 무승부 경기가 쏟아졌다. 지난 11일 광주 한화-KIA전(7-7), 14일 인천 KIA-SSG전(2-2)과 대전 NC-한화전(9-9), 15일 대전 NC-한화전(3-3) 등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현장의 감독들은 선수들 체력 부담이 덜하고, 전략에 유연성이 생기면서 연장전 폐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연장전이 없는 게 더 좋다. 공격과 수비에서 각각 장점이 있는 선수만 엔트리에 넣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불펜투수, 대주자, 야수 등을 기용하는 부분에서 유연함이 생겼다"고 했다.
일부 야구팬들은 '연장전에서 나올 불펜투수진과 작전이 9회에 전부 나오다 보니 경기가 늘어지지 않는 점이 좋다'고 했다. 반대로 연장전에 돌입할 경우 선수와 시간을 모두 소모하다니보니 양팀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그래서 '드라마같은 짜릿한 승부가 나는데, 그렇지 않아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도 무승부 경기가 많아지면 '부익부 빈익빈'이 될 수 있다. 무승부는 승률 계산에서 제외된다. 즉, 무승부를 여러 번 거둬도 승수와 패수가 계속 똑같다면 승률은 변하지 않는다, 나아가 순위도 올라갈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현재 1~5위 팀들은 현재 승률에서 무승부가 계속 추가하면 현재 순위를 유지할 수 있다. 1위에 올라있는 KT의 이강철 감독은 "먼저 점수를 내면 불펜진을 최대한 몰아서 비기는 작전으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6~10위 팀들은 승수를 추가해야 올라설 수 있다. 무승부가 많아질수록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는 게 어려워진다.하위 팀은 무승부가 많아질수록 상위 팀 패수가 늘어나길 기대해야 한다.
KIA는 전반기 막판부터 지난 15일까지 최근 10경기에서 7승 2무 1패를 거뒀지만 여전히 9위에 머물러있다. 9회에 무승부를 끝내면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