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테니스 '슈퍼스타' 오사카 나오미(24·일본·세계 2위)가 공식 기자회견에 돌아왔지만 미디어와 불편한 관계는 끝나지 않았다.
오사카는 18일(한국시각)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웨스턴 앤 서던오픈 개막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지난 5월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투어 대회 이후 3개월 만의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화상으로 진행됐다. 오사카는 지난 6월 초 우울증으로 인해 기자회견 참석이 어렵다면서 프랑스오픈을 기권했고, 윔블던도 건너뛰었다. 지난 8일 폐막한 도쿄올림픽에는 나왔는데, 투어 대회는 두 달 만에 참가했다.
투어 관계자인 진행자는 오사카의 정신 건강을 위해 최대한 편안한 기자회견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일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기자들도 "투어에 돌아와서 다행이다" 등 인사를 건넸고, 오사카도 미소를 지으며 온화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기자가 "기자회견 형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언론을 통해서 외부(스폰서) 도움을 받기도 하지 않는가. 그 둘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가"라는 질문에 표정이 굳었다.
그는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고, 진행자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고 했지만 오사카가 "매우 흥미로운 시각"이라면서 "어렸을 때부터 제 배경으로 인해 언론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나도 그 둘의 균형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답변한 후 오사카는 눈물을 조금씩 흘렸다.
이후 최근 아이티에 일어난 지진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 3억원을 아이티 지진 구호 활동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사카가 눈물이 그치지 않아 기자회견은 4분간 중단됐다.
20여분 기자회견이 끝난 후, 오사카 에이전시인 IMG는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기자의 괴롭힘은 지금 선수와 미디어 관계가 왜 그렇게 힘든지를 보여주는 전형이다. 해당 기자의 말투는 완전히 잘못됐다. 그의 유일한 목적은 협박하는 것이었다. 정말 소름 끼치는 행동"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