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 패럴림픽 수영 3관왕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이 도쿄에서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그의 목표는 메달이 아닌 최선을 다한 레이스다.
2020 도쿄 패럴림픽이 24일 개막해 9월 5일까지 15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한국은 척수 장애, 절단, 시각 등 장애인 선수들이 출전하는 패럴림픽에 14개 종목 총 159명의 선수단(선수 87명, 지도자 51명, 임원 21명)을 파견한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가 조기성이다. 그는 2016년 리우 대회에서 S4 등급 자유형 50m, 100m, 200m를 석권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수영 금메달을 땄고, 3관왕은 전 종목을 통틀어 최초였다. 16일 경기도 이천선수촌에서 만난 조기성은 “즐기는 패럴림픽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천성 뇌성마비를 앓았던 조기성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영을 시작했다. 재활치료를 위해 운동했던 그는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꿈을 키웠고, 첫 대회에서 금메달을 3개나 땄다. ‘장애인 수영의 박태환’이란 찬사를 들었다.
2019년 그는 “도쿄 패럴림픽이 끝나면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승부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다. 조기성은 “‘꼭 1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도쿄를 끝으로 국가대표는 그만두려 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패럴림픽이 1년 미뤄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메달이 아니어도 수영을 계속할 이유는 많았다”고 전했다.
도쿄올림픽을 본 조기성은 “황선우 선수의 자유형 200m 경기를 보며 느낀 게 많았다. 150m까지 치고 나가는 자신감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높이뛰기 4위에 오른 우상혁 선수의 경기도 인상적으로 봤다”고 했다. 비록 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레이스를 마음껏 펼친 뒤 웃으며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에 감동했다. 그는 “아마 지난해 도쿄 패럴림픽이 열렸다면 정말 은퇴했을지 모른다. 지금은 아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패럴림픽까지 도전하고 싶다. 내 기록을 계속 단축하는 재미를 찾았다”고 했다.
방역 문제로 이천선수촌이 문을 닫았던 지난해 조기성은 꽤 힘들어했다. 그는 “수영 선수가 물에 들어가지 못하니 답답했다. 홈 트레이닝을 했지만, 체중이 12㎏이나 늘기도 했다. ‘내가 운동선수 맞나’란 생각도 했다”고 떠올렸다.
조기성은 선수촌 재입촌 이후 마음을 다잡고 10㎏을 감량했다. 지난 6월엔 장애등급 분류를 위한 국제대회도 출전했다. 조기성은 “당연히 메달이 목표다. 부담도 있지만, 후회 없는 레이스를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