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현은 18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6-2 승리를 이끌었다. 11탈삼진은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7승을 쓸어 담으며 2007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10승(4패)째를 따냈다. 종전 한 시즌 최다승은 2017년과 2019년 기록한 8승이다.
평균자책점까지 2.17까지 낮춰 부문 1위(2위 키움 요키시 2.45)를 유지했다. 6월 이후 선발 등판한 9경기에선 6승 무패 평균자책점 0.63(57⅓이닝 4자책점)으로 사실상 '무적 모드'에 가깝다.
한화전에선 우천 중단 변수마저 극복했다. 대전구장에는 2회 말 한화 공격 때 폭우가 내려 1시간 가깝게 경기가 중단됐다. 자칫 어깨가 식을 수 있어 투수에게 불리한 환경이었지만 백정현은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 찌르는 제구력을 앞세워 탈삼진을 늘려갔다.
백정현은 4-0으로 앞선 3회 말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한화 타선을 막아냈다. 압권은 6회였다. 선두타자 정은원을 볼넷으로 내보내 흔들렸지만, 최재훈과 하주석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2사 1, 2루에선 에르난 페레즈를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직구 3개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체인지업으로 배트를 유인했다.
이날 백정현은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0㎞로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투구 수 94개 중 스트라이크가 65개(69.1%)로 많았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부족한 구속을 채웠다.
그는 경기 뒤 "우천 중단이 됐지만 의도하지 않은 일이라서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내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마음 편하게 투구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주변에서 10승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어렸을 땐 하고 싶었지만 못했다. 지금은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 평균자책점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올해 제구에 집중해서 훈련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