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사진 KT 제공] 강백호(22·KT)의 '4할 타율' 수성이 두 번째 위기를 맞이했다.
강백호는 지난 17일 LG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종전 0.399였던 타율을 0.400까지 끌어올렸다. '최장 경기(팀 경기 수 기준) 4할 타율' 기록을 82경기까지 늘리며, 1994년 해태 이종범(104경기), 2012년 한화 김태균(89경기)에 이어 이 부문 단독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5경기에서 19타수 3안타에 그쳤다. 타율은 0.385까지 떨어졌다. 18일 LG전 두 번째 타석부터 23일 롯데전 첫 타석까지 18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내야 땅볼은 무려 9개였다. 삼진도 3개를 당했다. 23일 롯데전 4회 초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치며 간신히 무안타 행진을 끊었다. 상대 투수 박세웅이 던진 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린 덕분이었다.
강백호는 5월 셋째 주에도 12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부진은 더 길다. 월간 타율도 낮아지고 있다. 6월까지는 한 번도 0.377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8월 타율은 0.326(12경기 기준)다. 객관적으로 낮은 기록은 아니지만, 고점을 유지하던 그의 타격 사이클이 하향 곡선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바뀐 타격 자세가 완전히 몸에 익숙해지지 않은 모양새다. 강백호는 후반기부터 트레이드마크였던 레그킥(Leg Kick) 대신 토탭(Toe Tap)으로 스트라이드에 변화를 줬다.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다른 타자들을 보며 배운 게 많다. 원래 폼이 와일드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부드럽게 타격한다"라고 했다.
타격 지향점을 콘택트에 두겠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후반기 개막 첫 주에는 출전한 6경기 모두 안타를 치며 효과를 봤다. 하지만 정타가 점차 줄었다. 가장 큰 문제는 타구가 외야로 뻗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무안타가 이어진 18타석에서 외야 뜬공은 2개뿐이었다. 그마저도 빗맞았다.
타구 방향이 우측으로 편중되고 있는 점도 적신호다. 타격감이 좋았던 전반기까지는 좌측(90개·39.3%)과 우측(79개·34.%) 타구 비율이 비슷했다. 몸쪽, 바깥쪽 공 가리지 않고 공략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우측 타구 비율이 57.1%까지 증가했다. 당겨치는 스윙이 많아졌다.
후반기 첫 6경기에서 8개를 얻어냈던 볼넷도 이후 6경기에서는 3개에 그쳤다. 타석당 투구 수도 4.54개에서 4.08개로 줄었다. 부진이 길어지면 조바심은 커진다. 타석에서의 선구안과 타격 절제력(plate Discipline)은 떨어진다. 현재 강백호가 그렇다.
강백호는 여전히 위협적인 타자다. 올 시즌도 몇 차례 타격감 침체를 극복해냈다. 하지만 매 경기 멀티 출루는 해내야 수성할 수 있는 4할 타율이다. 고비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