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7개 팀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하지만 새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미미하다. 외인을 교체한 상위 팀들의 고민은 점점 커진다.
선두 KT는 6월 말 조일로 알몬테(타율 0.271, 7홈런, 36타점)를 방출하고, 한화에서 세 시즌을 뛴 호잉을 데려왔다. 후반기부터 나선 호잉은 25일까지 타율이 0.163(49타수 8안타)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고작 0.521다. 호잉이 수비와 주루에서 강점이 있지만, 타격 슬럼프가 길어지면 KT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호잉은 지난해 한화에서 퇴출당했는데, 타율 부진(34경기 0.194)이 가장 큰 이유였다.
LG 저스틴 보어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타율 0.083으로 후반기 규정 타석을 채운 64명 중 타율 꼴찌다. 17일부터 25일까지 5경기 연속 무안타. 좌투수 상대, 득점권 상황에서 안타가 없다. 올해 타율 0.243, 8홈런, 25타점에 그쳐 짐을 싼 로베르토 라모스 성적에도 한참 못 미친다.
보어는 4번 타자로 시작해 6번으로 내려갔고,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급기야 25일 경기 2-2로 맞선 6회 1사 2, 3루 유강남 타석에서 삼성 벤치는 자동고의사구 작전을 펼쳤다. 후속 타자 보어와 승부가 더 쉽다고 판단한 것이다.
어깨 수술을 한 벤 라이블리의 대체 외국인 선수 마이크 몽고메리(삼성)는 제구가 불안하다. 후반기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하다. 총 18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을 22개나 뽑았지만, 볼넷도 15개나 허용했다. 제구력 난조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경향을 반복한다.
7월 초 KBO리그에 입성한 SSG 샘 가빌리오는 4경기 평균자책점 10.31로 부진하다. 5이닝 이상 투구도 데뷔전 한 차례밖에 없다. 피안타율이 0.346로 높다. 김원형 SSG 감독은 가빌리오에 대해 "올림픽 휴식기에 많이 연습했다"고 말했지만, 리그 재개 후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키움은 올해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를 두 명 교체했다. 데이비드 프레이타서의 대체 외국인 선수 윌 크레익은 9경기 타율 0.296으로 점차 적응하고 있다. 그러나 제이크 브리검에 대한 고민은 조금 성격이 다르다. 두 경기 만에 쫓겨난 조쉬 스미스를 대신한 KBO리그 5년 차 브리검은 7승 3패 평균자책점 2.95로 선전했다. 그러나 임신 중인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7월 초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으로 출정 정지를 당해 브리검의 공백이 뼈아프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럴 줄 알았다면 솔직히 무릎 꿇고라도 말렸을 것"이라고 답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