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졌던 2020년 프로야구 신인왕 소형준(20·KT 위즈·사진)이 돌파구를 찾았다.
소형준은 지난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7-1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4승(4패)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4.54에서 4.20으로 낮췄다. 바로 전 등판이었던 19일 LG 트윈스전에서도 그는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의 구위와 집중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형준은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하자마자 13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2년생 징크스’에 시달렸다. 2021시즌 전반기까지 3승 3패, 평균자책점 4.85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빠른 공이 위력을 잃은 탓이다. 2020시즌 소형준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3㎞였다. 2021시즌 처음 세 차례 등판에서는 시속 139㎞에 불과했다. 프로에서 고교 시절보다 많은 공을 던지자 어깨에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보였다. 소형준은 개막 3주 만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휴식기를 가졌지만, 복귀 후에도 구속은 회복되지 않았다.
소형준은 룸메이트인 선배 투수 배제성(25) 덕분에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배제성도 소형준처럼 구속 저하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풀타임 선발을 처음 맡았던 2019시즌 직후였다. 143.3㎞였던 포심 패스트볼 그의 평균 구속이 2020시즌에는 139.7㎞까지 떨어졌다.
배제성은 “(스피드가 안 나와도) 선발 투수는 ‘무조건 버틴다’는 각오로 던져야 한다. 구속은 떨어졌으나 정확한 제구를 위해 노력했다. 주 무기 슬라이더를 언제 어떻게 던져야 할지 더 연구하는 기회가 됐다”고 돌아봤다. 배제성은 2020년에도 10승(7패)을 거뒀다.
소형준은 “배제성 선배가 ‘첫 풀타임 시즌 다음에 구속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조언하더라. 착실하게 오픈시즌 훈련을 해내면 구위를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제 심적으로 쫓기지 않는다. 구속이 떨어진 상태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노하우를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소형준은 “내겐 확실한 무기가 없다. 배제성 선배가 ‘그럴수록 더 편안한 마음으로 던져야 한다’라고 하더라.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제구 향상에 더 집중하겠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지난해에 비해 잡념이 많아졌다. (마운드 위에서) 단순해질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