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과 수비 모두 엉망이다. '복덩이' 외국인 타자로 평가받던 프레스턴 터커(31·KIA)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터커는 2021시즌 출전한 83경기에서 타율 0.237·5홈런·37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4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KBO리그 타자 52명 중 48위, 홈런은 50위다. 퇴출을 당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성적이다.
소속팀 KIA가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점에도 공격 기여도가 낮았다. KIA는 7월 치른 6경기, 올림픽 브레이크가 끝난 뒤 치른 4경기에서 8승2무를 기록했다. 하지만 터커는 출전한 9경기에서 타율 0.207에 그쳤다. 8월 출전한 17경기 타율은 0.196.
터커는 개막 첫 달(4월) 출전한 23경기에서 타율 0.235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5월에는 타율 0.306·3홈런을 치며 반등했지만, 6월부터 다시 하락세다. 열흘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터커는 KBO리그에서 세 시즌(2019~21)째 뛰고 있다. 2020시즌에는 타율 0.306·32홈런·113타점을 기록했다. 타이거즈 소속 선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검증된 타자가 급격하게 기량이 저하됐다. KIA는 주축 타자 최형우마저 예년보다 부진하다. 타선에 구심점을 잃었고, 공격력도 떨어졌다.
포지션 전환이 악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지난해까지 우익수로 나선 터커는 올 시즌을 앞두고 1루수를 준비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재능 있는 젊은 외야수들을 활용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터커도 비활동기간 동안 1루 수비 훈련을 병행했다.
하지만 개막 뒤 터커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고, 결국 다시 외야수로 자리를 옮겼다. 수비 부담감이 타격감 저하로 이어지는 선수가 종종 있다. KIA 벤치 입장에서는 외국인 타자의 타격감 회복을 위해 조처가 필요했다.
극약처방에도 터커의 타격감은 나아지지 않았다.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수비 집중력도 정상이 아니다. 좌익수로 나선 지난 4일 대전 한화전 4회 말 수비에서는 실책성 플레이를 범했다. 장운호의 평범한 뜬공의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진하는 게 늦었고, 공을 잡지 못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었다. 3일 삼성전에서도 상대 타자 구자욱의 빗맞은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악순환이다. 복덩이였던 터커는 애물단지가 됐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눈앞에 놓인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멘털 관리에 관한 얘기다.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 터커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