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은 13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저에게 기적 같은 순간이 있다"며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제가 일방적으로 연극영화과 원서를 냈다. 아버지는 서울에 계셨다. 혼자 입시요강을 찾아서 원서를 쓰고 집에 있는 도장을 찍어서 선생님에게 내밀었다. 선생님이 되게 무시했다. 서울에 처음 올라와서 아버지를 만났는데 그 원서를 찢었다. 나와 너무 어울리지 않으니까"라며 "포기하고 재수를 하다가 소백산 철쭉제를 놀러갔다오는데, 버스 문 앞에 '연극 단원 모집'이라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그 동네에 연극을 하는 극단이 있다니. 그 다음날 전화를 걸었다. 그 전화를 받은 분이 우리 영화에 나온다. 그게 오늘의 제가 있게 한 순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성민은 "감독님이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 저는 준경이라는 인물과 배우 이성민을 대비해서 봤다. 저도 봉화에서 배우가 돼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꿈도 아니었다. 막연한 생각이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말도 잘 못하고 쑥스러움도 많았다. 준경은 재능은 있었는데, 저는 재능도 없었다. 저는 지금 꿈을 이룬 사람이 됐다"면서 "그래서 다시 한다면 안 할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88년 세워진 세상에서 제일 작은 기차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새롭게 이야기를 창조했다.
2018년 데뷔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260만 관객을 사로잡은 이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성민은 준경의 무뚝뚝한 아버지이자 원칙주의 기관사 태윤 역할로 존재감을 입증한다. 박정민이 마을에 기차역을 세우는 게 유일한 목표인 4차원 수학 천재 준경 역을 맡았고, 거침없는 행동파이자 자칭 뮤즈 라희를 임윤아가 연기한다. 이수경이 준경의 누나 보경 캐릭터를 맡아 이야기의 중요한 키를 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