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5-2로 승리하며 시즌 9연승을 달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베테랑 존 레스터(37)도 6이닝 3피안타(2피홈런) 2실점 2탈삼진으로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선발승을 챙겼다. 시즌 7승(6패)과 함께 통산 200승 고지에 올랐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레스터가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후반 뒷심을 발휘해 승리를 챙겼다.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사실상 지구 우승을 확정한 강팀 밀워키였지만, 연승가도를 달리는 세인트루이스를 막지 못했다. 중반까지는 팽팽한 동점 상황이 이어졌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 초 놀란 아레나도의 투런 홈런으로 선취점을 가져갔지만, 밀워키가 2회 말 아비사일 가르시아와 루이스 유리아스의 홈런 두 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홈런으로 점수를 주고받은 것을 제외하면 양 팀 타선은 좀처럼 선발 투수를 공략하지 못했다. 레스터는 탈삼진이 단 두 개에 불과했지만 노련한 투구로 밀워키 타선을 잠재웠고, 밀워키 선발 프레디 페랄타는 5회까지만 삼진 7개를 기록하며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압도했다.
2-2 동점이 깨진 건 6회 초였다. 세인트루이스는 타일러 오닐의 볼넷, 아레나도의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딜런 카슨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베테랑 야디에르 몰리나가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페랄타가 후속 타자 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점수는 뒤집힌 후였다.
세인트루이스는 경기 후반 추가점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페랄타가 내려간 후 7회 헌터 스트릭랜드, 8회브랜트 수터를 상대로 각각 희생 플라이와 적시타로 두 점을 더 추가하며 5-2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팀 9연승과 함께 레스터의 통산 200승을 완성했다.
17년 만에 나온 9연승이다. MLB 사무국이 운영하는 ‘MLB 스탯츠’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가 마지막으로 9연승을 거둔 시기는 2004년 8월 28일에서 9월 6일까지의 기간이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105승 57패로 지구 우승과 함께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성공한 강팀이었다. 타선에서 알버트 푸홀스, 스콧 롤렌, 짐 에드먼즈가 OPS 1.0 이상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맷 모리스, 크리스 카펜터 등 15승 투수만 4명에 달할 정도로 투타 조화를 자랑했다.
올 시즌엔 17년 전처럼 지구 우승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그때와 같은 팀 분위기를 재현하는 중이다. 9연승을 달성한 덕에 시즌 성적 80승 69패(승률 0.537)로 가을야구 문턱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3위 신시내티가 21일 경기에서 승리하더라도 3경기 차이를 유지할 수 있다.
한편 커리어의 황혼을 향해 나아가던 레스터도 우여곡절 끝에 200승 고지에 오르게 됐다. 2006년 보스턴에서 데뷔했던 레스터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8시즌 중 7시즌 동안 10승을 달성하며 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팀과 연장 계약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2014년 오클랜드로 트레이드됐고 2015년에는 FA로 시카고 컵스에 입단해 다시 2019년까지 5년 연속 10승을 거뒀다.
193승으로 200승을 앞둔 지난해 컵스와 계약이 만료됐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평균자책점 5.16 3승 3패에 불과했던 성적이 문제였다. 결국 올해 워싱턴과 1년 계약을 맺고 이적해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한 가운데 3승을 추가했다.
여름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둥지를 한 번 더 옮겼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던 세인트루이스가 그를 찾았다. 트레이드 후 성적도 좋아졌다. 10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도 4.02로 낮아진 끝에 부족했던 7승을 채우며 200승 고지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