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슈퍼모델 린다 에반젤리스타(56)가 지난 5년 간 성형 시술 부작용에 시달렸던 사실을 고백하고 관련 회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캐나다 출신인 에반젤리스타는 1990년대 나오미 캠벨, 신디 크로포드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중년의 나이에도 활발하게 활동해 왔지만, 갑자기 모습을 감춰 각종 루머에 휩싸였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에반젤리스타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5년 간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 “냉동지방분해술 시술을 받았다가 부작용이 발생했고, 영구적으로 기형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냉동지방분해술은 표적지방세포만 얼려 파괴함으로써 비만치료 및 성형 효과를 내는 시술법으로 알려져 있다.
에반젤리스타는 “시술 부위에 단단한 지방 조직 덩어리가 발달하는 ‘지방세포과대이상증식'(PAH)’ 진단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내 모습이 잔인하게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부작용 치료를 위해 두 번의 고통스러운 교정 수술을 받았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영구적인 기형이 되어버렸다”며 “PAH는 나를 깊은 우울증과 슬픔, 자기 혐오의 악순환으로 몰아넣었고, 나는 은둔자가 되었다”고 토로했다.
또 자신의 외모에 대한 대중의 지나친 관심으로 감정적 고통에 휘말렸다며 “미디어가 묘사해온 것처럼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남겨졌다”고 했다. 이와 관련 BBC는 에반젤리스타가 최근 몇 년 동안 SNS 활동도 중단했으며, 종종 올린 몇 장의 사진에서 스카프나 모자로 얼굴을 최대한 가려왔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지난 5년 간 나를 괴롭힌 자책에서 벗어나 잘못을 바로잡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일상 복귀를 예고했다.
NYT는 그가 뉴욕 남부 지방 법원에 해당 시술을 개발한 기업을 상대로 5000만 달러(약 588억원)의 손해보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2015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복부와 옆구리, 허벅지, 턱 등의 지방 세포를 분해하는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몇 달 뒤 부작용이 생겼고, 2016년 6월 PAH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위해 시술 회사에서 추천한 의사에게 2016년과 2017년 전신 지방 흡입 수술을 두 차례 받았지만, “이 역시 실패해 흉터만 남게됐다”고 적었다.
그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자신을 “1984년부터 2016년 부작용이 발생하기 전까지 엄청난 성공과 수익성 있는 모델로 활동했다”고 소개하며 “그러나 영구 기형으로 내 삶과 경력, 신체 등 모든 것이 망가졌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신체 윤곽을 보다 뚜렷하게 만들 수 있다고만 했을 뿐 위험성에 대해선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책임을 물었다.
NYT에 따르면 냉동지방분해술은 절개 등 수술 없이 지방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도 건강과 미용을 목적으로 한 시술로 활용되고 있다. 2008년 미 하버드의대 연구진이 이를 활용한 의료기기를 개발했고, 2010년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으면서 피부과 시술법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미국피부외과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만 25만7868건이 시술됐다. 한국에서도 지방제거술의 하나로 쓰이고 있다.
다만 PHA와 같은 예상치 못한 지방 세포수 증가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미국 외과의사회에 따르면 PHA 발병 확률은 1% 미만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